수익성 증대 통한 주주가치 제고 기여할 듯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인수 성공시 회사가 얻게 될 효과에 대해 보험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최근 실적 발표 때 마다 주주환원과 배당을 강조했는데, 만약 인수를 성공하게 될 경우 보험계약마진(CSM) 상승효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메리츠화재를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MG손해보험 최대주주는 국내 사모펀드 JC파트너스지만,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위원회의 업무위탁을 받아 매각 작업을 주관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은 2022년 4월 MG손해보험의 순자산이 마이너스 1139억원이라는 이유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MG손해보험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는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을 냈으나, 작년 8월 서울행정법원은 금융위 손을 들어줬다.
이후 예금보험공사는 MG손해보험 매각을 주선했고 올해 초 마무리를 목표로 하였으나, 모두 불발됐고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MG손해보험 매각가는 2000~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메리츠화재를 앞세워 MG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한 이유는 CSM 확보가 핵심으로 보여진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건 투자자 입장에서 그만큼 수익 매력이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국내 주요보험사의 CSM을 보면, 9월 말 기준 삼성화재는 CSM으로 전 분기(13조9550억원)보다 2660억원 증가한 14조1810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메리츠화재의 CSM은 0.3% 감소한 10조6417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앞선 2분기 신계약 CSM도 1분기보다 304억원 감소한 241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늘어난 1조4928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의 실적 향상에는 단연 장기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있다. 장기보험이란 고객이 1년 이상 지속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며, 질병과 상해 등에 대해 보장을 받는 상품이다. 1분기 기준 메리츠화재 원수보험료 중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87.2%로 손해보험사 평균 대비 높은 편이다.
장기보험은 고객이 장기간 보험료를 납부하기 때문에 보험사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이자율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시장금리가 낮아질 경우 보험사의 투자 수익률이 저하되어 부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은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14개월동안 금리를 5.25~5.50%로 유지했다. 그러다가 9월과 11월 각각 빅컷과 베이비컷을 단행하며 금리를 4.50~4.75%로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도 통화정책을 추가로 완화해 4.25~4.50%로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10월에 이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를 연이어 내리며 3.00%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장기보험 보험계약부채는 3조4212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MG손해보험을 매수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 경우 MG손보는 청산법인으로 예금보험공사에 남게 된다. 즉 메리츠화재 입장에선 MG손해보험의 건전성 개선을 위해 필요한 9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메리츠화재 CSM 잔액(10조6417억원)과 MG손해보험의 CSM 규모(6774억원)와 위험조정 금액(2037억원) 등을 비교했을 때 추산되는 CSM 증가분은 6774억원 가량이다. 이를 현재 메리츠화재 CSM 잔액과 합치면 종전 대비 약 6.37% 늘어난 11조3191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SM 증가로 인한 수익성 증대는 보험사가 주주에게 배당을 지급하거나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한다.
지난달 13일 김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메리츠는 주당 이익을 증가시키고 주주 이익에 부합할 경우에 한해 완주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번 MG 손해보험을 포함해 국내외 모든 딜(Deal)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거래 매력도를 평가할 때는 가격의 적절성, 인재 확보 여부, 그리고 리스크 감내 가능 여부를 중요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가 딜 매물을 검토할 때는 단순 외형 확대보다는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판단한다”며 “이를 통한 주당 이익 증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MG손해보험 인수 건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