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손보 투자 실적 성장..올해는 불확실
DB손보, 본업 성장 둔화됐으나 투자 손익 커버

지난해 4분기 보험 손익이 부진했으나  투자손익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삼성생명. 삼성생명 제공.
지난해 4분기 보험 손익이 부진했으나  투자손익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삼성생명. 삼성생명 제공.

지난해 삼성생명 등 생·손보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저성장 경제, 인구구조 변화 등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보험 영업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했다. 이들은 채권, 대출채권, 외화증권 등 다양한 자산 운용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지만, 2025년에도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24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4분기 누적 기준 620억원의 투자 손익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77.1%(270억원) 오른 수준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이익은 큰 폭의 증가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다”며 “배당은 이익보다 성향 확대를 기초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펀드 투자 손실 이슈로 2023년 4분기 기준 투자손익으로 90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57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2024년 연간 투자손익으로 2023년 대비 101.7%(4260억원) 늘어난 8450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보험손익으로 1조591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550억원 오른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손익이 2023년 4670억원에서 7440억원으로 59.3% 증가하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상승에 기여했다.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은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생명 순이익은 2023년 대비 11.2% 증가한 2조1068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 역시 17% 증가한 720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5284억원, 11.9% 성장), 동양생명(3102억원, 17%), KB라이프(2694억원, 15.1%) 등도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화재·메리츠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 5개사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2023년 대비 16.6% 증가한 7조4007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생명보험업 전반의 운용자산은 채권(50%) 대출채권(15%) 외화증권(12%) 순으로 비중이 높다. 여기서 유가증권 및 대출채권은 기타포괄손익(FVOCI, 65%) 상각후원가 측정 금융자산(AC, 20%)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 15%) 순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삼성생명의 보험계약마진(CSM)은 2023년 말 대비 7000억원 증가한 12조96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 신계약 CSM이 1조4140억원, 사망보험 CSM이 9090억원을 차지했다. 

CSM이란 보험사의 장기적인 수익성을 반영하는 지표로, 보험 계약에서 발생하는 미래 이익을 나타낸다. 채권 운용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면, 보험사의 장기적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CSM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한화생명의 2024년 3분기 누적 CSM은 9조129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계약 CSM은 542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는 CSM으로 7조30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보장성보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동기 대비 59.8% 증가한 1조158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교보생명과 NH농협생명은 CSM으로 각각 5조9219억원, 4조9030억을 기록했다. 

보험사들은 전통적인 투자 자산 외에도 환경·사회·거버넌스(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와 대체 자산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석탄 산업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거나 신규 투자를 중단하는 등 친환경 투자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농지와 삼림지와 같은 자연 자본에 대한 투자는 안정적인 수익과 가치 상승, 분산 투자 효과를 제공하여 보험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제공.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제공.

다만 올해 생·손보사가 작년처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낮은 국가 경제성장률,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인한 보험 소비 성장 여력의 위축 등이 국내 보험업계를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령화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말 ‘2025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단기납종신 판매가 일단락되나 보장성 신규 판매 확대를 전망한다”며 “단, 경쟁 심화 등으로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환경하에 상대적으로 자본 부담이 낮은 변액보험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며 “수익성의 경우 CSM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실장은 지난해 10월 말 ‘2025년 보험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수익률 개선을 위한 중위험·중수익 투자처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사들은 투자재원 부족에 대응한 유동성 관리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사들이 수익 증대와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간소화 등 우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기술 도입과 자산 운용 전략의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을 활용한 투자 프로세스의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 강화가 강조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전통적인 보험 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산 운용 전략의 다각화와 적극적인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의 동향과 혁신적인 투자 기회를 포착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게 보험사들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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