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혜 기대 ‘금융주’ 하락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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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TV 대선 토론을 펼쳤다. 특히 해리스 후보각 기세를 끌어 올리며 친환경 관련 종목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관심이 집중된다.

10일(현지시간 기준)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양측 후보는 ABC 방송 주최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대선 토론을 펼쳤다.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와 대면 토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론이 시작되자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판매세 도입으로 중소기업 및 중산층의 생활을 악화시키고 부자들의 세금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억만장자와 대기업을 위해 감세를 할 것”이라며 “그러면 미국의 부채는 5조 달러가 증가하게 된다”고 덧붙했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사회에 들여보낸 불법이민자 때문에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빼앗기고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불법체류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해리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트럼프 전 행정부가 남긴 건 최악의 코로나19 팬데믹과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률과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해리스는 카메라를 쳐다보며 “트럼프는 여러분을 위한 약속이 없다”며 “오직 자신과 지인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이날 대선토론회를 기점으로 해리스 후보의 약진을 기대한 목소리가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대선토론에서 전반적으로 해리스의 기세가 돋보였다”며 “단언할 수 없지만 해리스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해리스 부통령이 차기정권을 이끌 대통령이 된다면, 친환경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9년 상원의원으로 재직할 때 오는 2040년까지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신규 승용차 100%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으로 의무화하는 '탄소 배출 제로 차량 법안'을 공동으로 발의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해리스 테마주로 ▲전기차 업체 테슬라 ▲리비안 ▲루시드그룹 ▲충전 인프라·배터리 제조업체 차지포인드홀딩스 ▲빔 글로벌 블링크 차징 ▲태양광업체 퍼스트솔라 등을 꼽았다.

신중호 LS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정책을 포함한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정책을 고수해 나갈 방침이지만, 공화당은 화석 연료의 사용을 지지하는 등 기업 친화적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며 "공화당이 집권하는 경우 2차전지, 전기차 관련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후보 수혜주로 분류된 금융주는 추락하는 추세다. 금융주가 트럼프 관련 섹터로 분류된 건 금리와 달러 가치가 높아질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트럼프 당선 당시 금융주가 강력한 모습이 연출됐다. 

백석현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은 너무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정책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트럼프 강세는 곧 달러 강세”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JP모건체이스는 5.19% 급락 마감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4.39% 하락했다. 같은 날 오후 12시 3분 기준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6.39% 떨어진 7만7600원에 거래됐다. 이 밖에 하나금융(-4.39%), 우리금융(-3.97%), BNK금융(-5.58%) 역시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상반기 대선 후보 TV 토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면서 '트럼프 테마주'가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한 바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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