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올해 2.2%에서 내년 2.0%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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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경제계 키워드로 '디지털 전환'과 '그린 경제'를 제시했다.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재선에 성공하면서 거시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11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2025 경제 및 금융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실장은 “전자금융거래의 복잡화와 빅블러(Big Blur) 현상으로 인해 현행 규제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며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하여 선불 전자지급수단의 규제를 강화하고 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한 새로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업계의 자동화와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증가하는 만큼 이에 맞는 규제와 윤리 기준 설정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그는 “망분리 규제를 완화해 금융사가 클라우드와 생성형 AI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는 금융사에게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제3자 리스크와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정부 주도로 녹색 금융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공시 기준을 제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특히 ESG 펀드와 녹색채권 발행을 촉진하는 방안을 통해 금융 기관들이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실장은 “디지털화와 기후 변화라는 이중의 과제 속에서 금융업계는 유연성과 혁신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를 위한 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해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전환과 그린 경제로의 전환을 통한 산업 구조 재편이 필요하며, 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 2.2%에서 내년 2.0%로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실장은 "내년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설투자가 계속 부진하고 수출이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 실장은 “지속적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 경제의 회복 모멘텀을 되찾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갈등은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공급망 변화가 우리의 수출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그는 내수 활성화와 혁신적인 산업 구조 개편을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내수 시장을 활성화해 외부 충격에 대한 한국 경제의 회복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정부와 민간 부문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한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경로에 진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고강도 통화정책은 경제 안정화에 기여하지만, 가계 부채와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이 커지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5년에 예상되는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을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재선 성공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짙어진 상황이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은 약세 전환이 됐다”며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안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 완화는 채권 발행 여건을 개선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환경 변화는 금융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쳐, 투자자들이 신용물 및 단기금융상품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주식시장의 약세 전망을 두고 “반도체 업종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주식 시장의 상승 여력을 제한할 것”이라며 “주가 변동성 확대와 함께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 축소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특히 외국인 자본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이러한 리스크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산 가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교해 파생상품 거래가 증가했으며, 내년에도 기초 자산 변동성에 따라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금리와 국고채 금리 간의 역전 현상이 2025년에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내년도 금리시장은 금리 인하와 주주환원 정책이 자산 가격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은 금융 시장의 주요 하방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