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크카드 인기 끌며 실적지표 우상향
효율적인 리소스와 리스크 관리도 돋보여

국내 주요 카드사를 이끄는 다수 대표의 임기가 끝을 향하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본업인 수수료 실적은 줄어들고 개인부채는 증가하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각자의 전략으로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시험대 오른 수장들> 시리즈를 통해 임기 만료를 앞둔 국내 주요 카드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하나카드 제공.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하나카드 제공.

최근 하나카드 주요 성과들이 이호성 대표의 리더십 아래 눈에 띄게 향상됐다. 특히 리오프닝 시기에 해외 결제 카드인 ‘트래블로그’가 인기를 끌며 실적 반등에 기여했다. 이 대표의 임기가 12월 종료되는 가운데 카드업계에선 그동안 성과를 놓고 봤을 때 연임을 점치는 상황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2%, 23.7% 오른 766억원, 67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60.7%의 증가세를 보이며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가장 큰 성장폭을 나타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추진한 다양한 경영 전략과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이 결실을 맺은 결과”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이호성 대표 취임 이후 하나카드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 혁신을 가속화 했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정비하고 하나카드의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드업 자체가 어려운 가운데 하나카드가 돋보이는 성장을 한 건, 이 대표가 효율적으로 리소스와 리스크를 관리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하나카드의 3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자산이익률(ROA)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7%포인트(p)와 0.48%p 오른 10.31%, 1.79%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취급액은 개인신판 취급액 34조8000억원으로 전년(32조9000억원) 대비 5.8% 확대된 반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고위험 상품군에 대한 취급액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총채권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01%p 감소한 1.82%를 기록했다. 특히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고이율 자산 연체율이 각각 2분기 보다 0.46%p, 0.32%p 떨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2023년 하반기부터 카드업권 전반적으로 연체율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됐다”며 “선제적인 연체율 관리에 나서는 한편 채권매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익 편드멘털 강화 등 수익성 확보를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금융자산 취급 의존도를 낮춰 건전성 강화 전략을 병행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한 신용관리정책 강화 등 효과로 올해 들어 연체 전이율이 개선되고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 플랫폼인 '트래블로그'. 하나카드 제공.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 플랫폼인 '트래블로그'. 하나카드 제공.

이 대표의 역작을 손꼽자면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춘 트래블로그가 있다. 해당 상품은 10월 말 기준 서비스 가입자수 600만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누적 환전액도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해당 상품은 외환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상품이다. 무료환전과 더불어 해외 이용 수수료 무료,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무료 혜택 등을 제공한다. 하나카드는 내년 말까지 무료환전 서비스를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래블로그의 인기가 높아지며 9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전체 해외체크카드 상품 시장점유율도 43.8%로 높아졌다. 2022년 기준 해당 상품 누적 시장점유율이 21.4%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뛰어넘은 수치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의 성과를 놓고 봤을 때 무난한 연임이 기대된다”며 “다만 해외 체크카드 시장 역시 동종업계 경쟁사들의 참여가 많아진 만큼 차별성을 위한 다른 먹거리에 대한 연구개발(R&D)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이 대표가 전략적인 경영 방향 설정과 결단력을 보인 만큼,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개인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역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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