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외연확장’, 교보·신한 ‘ESG’

2024년 청룡의 해(甲辰年)가 저물어가고 있다. 쉬웠던 해는 없었지만 올해 만큼 다사다난 했던 해도 손에 꼽는다. 코로나19 기간 늘어난 유동성을 바짝 조여오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 부진을 야기했고. 이를 되돌리는 첫 발을 뗀 해가 2024년이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 추격해오는 중국, G2의 무역 전쟁 속에 수출국 한국은 위험에 처해 있다. 여기에 연말 불어닥친 계엄 소동은 금융시장에 또 다른 짐을 주고 있다. 위기의 2024년 각 금융 업권별 주요 기업들의 신년 다짐 이행도를 살펴보며 2025년 나아갈 길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와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왼쪽부터)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와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재무적 성과와 함께 미래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며 보험 업계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는 ESG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13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는 최근 임기 연임에 성공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 건 성공적인 자산운용 덕분이라는 시각이 많다.

홍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의 핵심인 자산운용은 운용 자회사뿐 아니라 금융 관계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운용사 지분 투자의 질과 양, 그리고 속도를 높여 글로벌 종합자산운용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3분기 기준 투자손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8% 증가한 4172억 원을 달성했다. 운용자산 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개션된 3.1%를 기록했다. 이 밖에 3분기 누적 지배주주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한 2조421억원을 달성했다.

홍 대표는 “보험과 연결되는 모든 영역으로 사업의 판을 확장해야 한다”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금융과 제조, 기술과 서비스 등 서로 다른 전 영역을 연결하여 새로운 고객과 사업 기회를 찾고, 본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고객 안내 콘텐츠 작성을 위한 고객경험(CX) 글쓰기 가이드북이 지난해 ICT 어워드 코리아에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통합부문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CX글쓰기 가이드북은 어려운 보험용어를 고객관점에서 이해하기 쉬운 일상어로 작성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회사는 올해 3월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고객패널 킥오프를 개최하기도 했다. 2004년 업계 최초로 고객패널을 도입해 확산을 이끈 삼성생명은 올해로 제도 도입 20주년을 맞았다.

10월에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24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에서 생명보험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고객 만족 경영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24 삼성행복대상’ 시상식을 개최하여 의료, 예술, 복지 분야에서 공헌한 8인을 선정하고 시상했습니다. 이를 통해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진과 가족문화 창출을 격려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회사가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진과 가족문화 창출을 격려하고 있다”며 “이처럼 재무적 안정성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을 이끄는 여승주 대표는 올해 경영전략으로 해외진출과 디지털화, 보장성보험 상품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회사는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며, 현지화 전략과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4월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노부은행(Nobu Bank)’ 지분투자를 통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다. 해당 지분투자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손보업을 넘어 은행업까지 영위하는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에는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도 했다.

또한 한화생명은 디지털화 측면에서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딥러닝 기반의 AI 광학문자인식기(OCR) 솔루션을 도입하여 보험 청구서류를 정형화하고, 이를 통해 주요 3대 암(위암, 간암, 폐암) 특약을 개발했다.

보장성보험 상품 강화를 통해 고객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있다. 회사는 4월 고령화 시대에 맞춰 간병과 치매를 중점 보장하는 ‘밸류플러스 보장보험’, ‘The H 간병보험’, ‘건강플러스 종신보험’ 등 신상품 3종을 출시하여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했다.

3분기 한화생명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977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보장성 APE는 7780억원으로 전체의 80%에 해당한다. 

(왼쪽부터)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조대규 교보생명 신임 대표이사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왼쪽부터)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조대규 교보생명 신임 대표이사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인구 노령화 현상에 따라 생명보험 시장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MZ세대와 뉴실버세대가 주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종신보험에 대한 고객 니즈는 줄어드는 반면 생존 시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건강, 상해보험 등 제3보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초 암보험과 뇌·심장보험을 선보인 데 이어, 4월에는 주요 질병과 수술을 평생 보장하고 치료 후 매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교보평생건강보험’을 출시했다.

5월에는 고객이 원하는 보장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DIY형 건강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DIY(Do It Yourself)란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는 “외부 파트너의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과 서비스,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 서비스와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외부 스타트업들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문화가 우리 회사의 혁신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회사는 ‘2024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대회’에서 지속가능성지수(KSI) 생명보험 부문 1위에 올라 15년 연속 이 부문 최고 자리를 지켰다. 특히 환경 부문에서는 환경부와 함께 ‘지구하다 페스티벌’을 2년 연속 개최하며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렸고, 임직원이 참여하는 플로깅 자원봉사, 전자문서 도입을 통한 페이퍼리스 사무 환경 조성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조대규 교보생명 신임 대표이사 사장 역시 3월 취임사에서 “교보생명의 좋은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보험사업의 성과 창출을 넘어 임직원을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하는 회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교보생명은 4월 서울 종로구에 ‘이노스테이지 경희궁’을 개소해 스타트업에게 사무공간을 지원하고, 협업 모델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올해 1월 초 취임식에서 “올해는 톱(Top)2를 향해 실행의 속도를 올리고 가치를 증대하는 한 해로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보험영업 강화와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특히 디지털 혁신을 통해 영업경쟁력을 강화하며, 생성형 AI 서비스 ‘스마티’를 영업지원 플랫폼에 도입해 고객별 맞춤형 상품 설계와 위험 관리를 지원한다. 또한 계약관리 플랫폼 ‘신한SOL라이프’를 고도화해 개인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베트남 FC(Financial Consultant) 채널을 공식 출범하며 영업력을 강화했고, 국내에서는 고령화 시대 대응을 위해 요양시설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설립, 시니어 케어 사업을 본격화했다. 여성 특화 상품 ‘신한건강보장보험 ONE더우먼’은 맞춤형 보장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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