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사 ETF 포트폴리오 다각화·운용자산 확대
2024년 청룡의 해(甲辰年)가 저물어가고 있다. 쉬웠던 해는 없었지만 올해 만큼 다사다난 했던 해도 손에 꼽는다. 코로나19 기간 늘어난 유동성을 바짝 조여오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 부진을 야기했고. 이를 되돌리는 첫 발을 뗀 해가 2024년이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 추격해오는 중국, G2의 무역 전쟁 속에 수출국 한국은 위험에 처해 있다. 여기에 연말 불어닥친 계엄 소동은 금융시장에 또 다른 짐을 주고 있다. 위기의 2024년 각 금융 업권별 주요 기업들의 신년 다짐 이행도를 살펴보며 2025년 나아갈 길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올 한해는 자산운용업계에서 상장지수펀드(ETF) 규모 확대가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12월 3일 기준으로 총 932개의 ETF가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ETF의 벤치마크 지수를 제공하는 기관은 35개에 달하며, 추적 지수의 총 개수는 684개 수준이다. 각 사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비롯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확장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는 연초 신년사를 통해 “운용사의 가장 큰 덕목인 수익률을 제고하는데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운용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첫째도 둘째도 수익률”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운용 프로세스와 운용역의 변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성과 관리를 통해 KB자산운용 성과가 업계 상위권에 포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ETF 성장을 위해 본부간 시너지가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면서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걸맞은 상품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는 한편 펀드 개발 시에도 ETF와 공모펀드를 동시에 출시해 시너지를 도모하겠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연금 포트폴리오 강화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상품으로 ‘KB 온국민 TDF’와 ‘KB 다이나믹 TDF’를 비롯해 다양한 연금상품을 통해 고객 투자 성향에 맞춘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TDF 시장 점유율은 1년 새 0.9%포인트 증가한 13.4%를 기록하며 업계 상위 5개 운용사 중 유일하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온국민 TDF2055’는 1년 수익률이 28.19%를 기록하며 우수한 성과를 냈다.
또한 KB자산운용은 연금 상품 다양화를 위해 ‘KB 온국민·다이나믹 TDF 2060’과 같은 맞춤형 상품을 출시했으며, 최근 국내 최초 공모 인프라 펀드인 ‘KB발해인프라’를 상장해 안정적인 배당 수익률과 절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통 및 대체 자산 투자로 연금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까지 서봉균 대표가 이끈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12월 현재 364조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만 관리자산 규모가 50조원 이상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선두주자로서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금융 목표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며 ETF를 비롯해 TDF,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산운용 솔루션을 제공하며 국내외 금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특히 ETF 부문에서 연금용 장기 적립식 대표 상품인 미국 대표지수TR ETF가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회사는 올해 미국 ETF 시장에 한국 ETF(K-ETF) 2호 상품인 Amplify Bloomberg US Treasury Target High Income ETF(TLTP)를 수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KODEX 미국S&P500TR과 미국나스닥100TR이 최저 보수와 배당자동재투자(TR) 효과로 수익률도 일반 동일PR지수 대비 높아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TDF ETF 또한 올해 1000억원 이상의 순자산 증가를 이루며 연금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기존 TDF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의 해외 ETF 자산 규모는 12조7500억원으로, 미래에셋의 32조810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서봉균 대표 자리에 최근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 출신 김우석 부사장을 내정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상품전략담당을 CEO 직속 본부급 조직으로 격상하고, 해외법인 사업팀과 ETF상품개발팀 등 관련 조직을 통합해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존 기관·기업 마케팅 조직을 각각 ‘기관OCIO본부’와 ‘연금OCIO본부’로 재편하며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까지 포괄하는 전문성을 강화했다.
최창훈·이준용 각자 대표가 이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ETF 순자산으로 200조원을 돌파하며 전세계 13개 지역에서 624개의 ETF를 운용 중이다. 글로벌 12위 ETF 운용사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TIGER ETF의 순자산 규모가 60조원을 돌파하며 개인 투자자 보유 비중 47.2%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은 미국 ‘Global X’, 캐나다, 호주 등 해외 ETF 브랜드를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AI와 방산 등 혁신성장 테마 ETF와 지수형 ETF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속적인 상품 개발과 연금 장기투자 확대를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며, 글로벌 ETF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수탁고 증가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는 등 국내외 법인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다”며 “특히 글로벌엑스, 인도법인 등 해외법인들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해 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조재민 대표의 신한자산운용은 올 한해 ETF를 포함하여 비지니스 전반에서 고른 성장을 이루었다. 2024년 ETF 순자산 5조 352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하며 TOP5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을 기준으로 SOL 미국S&P500 ETF와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각각 1조원을 돌파하며 월배당 트렌드를 이끌었고, 조선업과 미국 AI 테마 ETF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펀드 수탁고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22조383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초단기채권 펀드(1조833억원), 신한달러단기자금펀드(5737억원), 신한베스트크레딧단기펀드(4308억원)와 같은 해외채권형, 달러단기채에서 투자자가 필요로 하는 공모펀드를 선보였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내년에도 차별적인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해 지속적인 상품개발과 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재규 대표가 이끈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일반 공모펀드, ETF, TDF 등 전분야에서 성장세를 나타냈다. 배 대표는 뚜렷한 성과 덕분에 이번달 20일 세번 째 연임을 확적지었다. 16일 기준 회사의 전체 운용자산(AUM)은 61조6835억원으로 작년 말(45조2250억원) 대비 36.39%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ACE ETF 시리즈의 시장점유율을 작년 말 4.89%에서 7.47%까지 확대했다.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 빅테크 ETF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이는 연초부터 상품 개발과 운용, 마케팅 부문별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을 강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2022년 10월 출시 이후 2년이 지난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펀드 시리즈 또한 전 빈티지에서 수익률 및 샤프지수 1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자금유입을 기록했다.
국내 최장기 회사채 공모펀드인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펀드'는 회사채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 1위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16일 기준 운용설정액이 1조9310억원으로 2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