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부터 코스피 약 3000억원 순매수
2025년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은 외국인 자금 유입과 맞물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조짐이다. 케이뱅크를 비롯해 LG CNS와 DN솔루션즈 등 대형 IPO 후보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가 IPO 시장에 활력을 넣어줄지 투자자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는 IPO 계획을 한 번 더 연기했다. 2022년 첫 상장 준비 이후 세 번째 IPO 연기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해 올바른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IPO를 연기하고 향후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여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식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조속히 IPO에 다시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자본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대로 지난해 말 국내시장을 떠난 외국인 투자자가 연초 국내시장 복귀하며 이들이 IPO시장에서도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초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1월 2일부터 6월 2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를 23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쟁력 부재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재선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령 선포 등 악재가 겹치며 7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를 20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그러나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코스피를 3000억원을 다시 순매수했다. 외인들의 복귀로 연초부터 이날까지 2주 동안 코스피는 약 3.73% 상승했다. 특히 ‘CES 2025’를 계기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주목받은 가운데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7940억원 순매수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서 한국 증시가 밸류에이션 콜을 할 수 있는 증시 리스트에 포함된 것 같다”며 “이제는 지수 하단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느 지점에서 상단 저항을 받을까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외인의 국내시장 복귀 조짐에 IPO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증시가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재평가되는 과정은 IPO 기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케이뱅크는 디지털 금융 혁신과 수익성 강화라는 성장 스토리가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기회로 인식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올해 LG CNS, 롯데글로벌로지스, DN솔루션즈, 서울보증보험, 달바글로벌 등이 코스피 IPO에 도전한다.
LG CNS는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으며, 2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다. KB증권,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공동 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이 포함됐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5만3700~6만1900원으로, 약 1조1994억원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LG CNS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디지털 전환 핵심 기술 개발 및 글로벌 사업 확장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특히 클라우드 전환, AI 기반 서비스 개발, 스마트팩토리 확장 등 디지털 전환의 핵심 영역에서 강점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롯데글로벌로지스, DN솔루션즈, 서울보증보험, 달바글로벌 역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연내 상장 도전에 나섰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IPO의 본질은 기업이 주식을 발행해 일반인 투자자에게 투자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PO는 기업에게 성장의 기회를, 투자자에게는 수익 실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교차점”이라며 “외국인의 코스피 복귀는 기업들이 공모가를 성공적으로 책정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