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싱가포르 등 해외 학계와 교류협력 추진
글로벌 시장, 송금 및 결제 연동 활용 확대 추세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주도로 스테이블코인협의회가 출범했다. 협의회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 촉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25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오피스에서 ‘스테이블코인 협의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유로 등 기존(Legacy) 통화와 연동돼 가치를 유지하는 암호화폐로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액은 2000억 달러(약 290조원)를 돌파했다. 또한 페이팔과 스트라이프, 골드만삭스 자회사 서클 등 주요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글로벌 금융·핀테크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며 “관련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가장자산 2단계 법안을 마련하면서 스테이블 코인 규율 체계를 포함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의 범위 정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대응 ▲단말기 등 결제 인프라 구축이 핵심 내용이다.
이날 출범한 스테이블코인협의회에는 금융회사 및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기술 기업 등 총 47개사가 참여한다. 정보보안, 개인정보 보호, 전자금융업, 자금세탁방지(AML), 토큰증권, 디지털자산 인프라 등에 대해 협력하며 운영될 계획이다.
또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글로벌 규제 동향을 분석하고, 국내 제도 마련을 촉진하는 활동을 펼친다.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법(MICA), 싱가포르 및 일본의 관련 법제 연구를 통해 국내 금융 규제 당국과 협의하고, 해외 주요국 수준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협의회는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산 절감을 위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지역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그램페이와 알리페이가 아발란체 네트워크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경 간 결제를 진행 중이다. 스테이블코인 협의회는 국내에서도 유사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해외 관광객이 네카토페이를 활용해 환전 없이 결제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규제 명확성을 높이고, 금융·핀테크업계와 협력해 혁신적인 결제·송금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2년 일어난 테라-루나 사태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테라(UST)는 달러 같은 준비금 없이 루나(LUNA)와의 연동만으로 가치를 유지하려 했으나, 대규모 매도로 신뢰가 무너지면서 ’죽음의 나선’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었고, 이후 각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강화하며, 준비금이 없는 모델은 사실상 퇴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병윤 DSRV 소장은 “테라-루나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라며 “400억 달러 손실을 초래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강화하는데, 한국은 규제 장벽에 막혀 논의조차 늦다”고 지적했다.
서 소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국제 송금과 결제 비용을 절감하고, 금융 포용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며 “아시아 시장에서라도 한국이 금융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신속한 정책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각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지급준비금 100% 보유를 필수로 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서 소장은 “미국 연준이 디지털 달러(CBDC)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한 것도 달러 패권을 강화하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달러의 점유율이 95%를 넘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의 대응은 더디다. 서 소장은 “싱가포르, 홍콩, 대만, 필리핀까지 스테이블코인 실험을 진행 중이지만, 한국은 ICO(코인상장) 금지 등 규제 장벽에 막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위원회가 최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글로벌 룰세팅이 끝나가는 현 시점에서 한국이 뒤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서 소장은 스테이블코인의 경제적·기술적 가능성을 강조하며 “국제 송금과 결제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뿐 아니라, 신용장 거래와 무역 계약을 스마트 컨트랙트로 변환하면 비즈니스 투 비즈니스(B2B) 시장에서도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포용성을 높여 은행 계좌가 없는 개도국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금융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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