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혁신으로 배송 경쟁력 '최강' 입지
와우 멤버십, 수익구조 안정화에 기여
쿠팡페이 확장.. 금융 서비스 진출 속도
경쟁사 대응 한계.. 유통시장 재편 가속
쿠팡Inc가 지난해 연간 매출 41조290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 성장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40조 원대 매출을 돌파한 성과다.
이같은 쿠팡의 행보는 이마트·롯데쇼핑 등 기존 대형 유통사들을 제치고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지배자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6023억 원)를 유지하며 재무적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쿠팡의 성장은 라스트마일(Last-mile) 물류 전략과 24시간 퀵 서비스의 융합에 기반한다. 회사는 전국 48개 도시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단일 물류망을 운영하며 신속한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로켓배송(익일 배송)과 퀵커머스(주문 15분~1시간 내 배송)를 결합해 고객 경험을 혁신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물류 프로세스 개선으로 당일·새벽 배송 물량을 45% 증가시켜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AI·자동화 기술 도입도 성장 핵심 요소로 꼽힌다. 대구 첨단물류센터 등 메가풀필먼트센터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물류 처리 속도를 극대화했으며, 이는 배송 효율성과 비용 절감에 기여했다.
아울러 3년간 3조 원 이상 투자를 통해 전국 물류망을 확장 중이다.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 88% 이상(230여 개 시군구)으로 확대해 5000만 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와우 멤버십은 쿠팡의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기여했다. 무료 배송 외 쿠팡플레이·쿠팡페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충성도를 강화했다.
LS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와우 가격 인상에도 탈쿠팡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점이 강력한 물류 인프라의 효과를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와우 회원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1400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로켓배송 확대와 직결된 결과다.
쿠팡은 쿠팡페이를 통해 금융 서비스 영역으로 진출하며 추가 수익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플랫폼 내 결제 시스템을 강화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동시에 결제 수수료 기반 수익을 확대 중이다. 이는 물류·멤버십과 함께 '삼박자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성장세를 두고 경쟁사들의 대응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물류 협업을 강화하고 라이브 커머스 확대를 통해 실시간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기존 유통업체들은 옴니채널 전략을 추진하며 온라인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는 네오 물류센터 확대, 롯데는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 현대는 맞춤형 모바일 서비스를 도입 중이다.
그렇지만 업계 안팎으로 쿠팡의 자체 물류망과 배송 시스템을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증권 박은경 연구원은 "쿠팡의 물류 인프라가 경쟁사들의 전략을 압도하는 핵심 요소"라며 "기존 유통업체들이 체리 피커 전략으로도 쿠팡의 성장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쿠팡은 올해까지 1조30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중남부권 물류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구·남대전 등 지역별 풀필먼트센터 확충과 직고용 배송인력(쿠친)·플랫폼 노동자(플렉스) 조합의 유연한 인력 관리 시스템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 인수와 대만 사업 확장도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신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하며 전체 매출을 견인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쿠팡의 독주는 물류 시장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체의 구조를 재편시키고 있다. 기존 대형 유통사들이 온라인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쿠팡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 시장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진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쿠팡의 대규모 투자도 주목된다.
신한투자증권 조상훈 연구원은 "커머스 사업에서 창출된 현금을 신성장동력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됐다"며 쿠팡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전망했다. 향후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어떻게 진화할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물류 혁신과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사자로 자리매김했다"며 "향후 경쟁사들의 대응 전략이 시장 동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