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만 대출'…정책대출 비중 작년말 55%→2월 37%
주요은행 대출금리 인하…토지허가제 완화 겹쳐 ‘꿈틀’
지난해 하반기 잠시 주춤했던 부동산 구매목적 대출이 연초부터 다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은행들의 금리인하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슈가 겹치며 수도권울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부동산 가격에 우려가 생기는 상황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2월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모두 7조4878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5조5천765억원)보다 34.3% 늘어난 규모로, 전월 대비 증가율 기준으로는 지난해 4월(34.8%) 이후 가장 높다.
취급액(7조4878억원)도 영끌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9조2088억원) 이래 최대다.
주택구입을 위한 신규 대출은 올 들어 뚜렷한 증가세지만, 이 가운데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 대출의 비중은 계속 줄어두는 추세다.
5대 은행의 지난 2월 주택구입자금 목적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정책 대출은 36.6%를 차지했다.
정책 대출의 비중은 지난해 8월 19.7%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계속 올라가서 같은 해 12월 54.6%를 찍고 올해 1월(44.0%)과 2월(36.6%) 두 달 연속 떨어졌다.
지난해엔 정책 대출이 부동산향 대출의 중심을 이루고 시중은행들은 당국의 창구 지도로 보수적인 입장이었으나, 올 들어 정책대출은 줄고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하와 더불어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은행권은 2월 이사 철 정점이 지나 3월 다소 주춤할 수는 있지만, 상반기 대체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 등으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내리는 추세인데, 이를 반영해 대출금리도 앞으로 더 떨어지면 대출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주택구입자금·생활안정자금용 주택담보대출(금융채 5년·10년물 지표금리 상품 한정) 금리를 0.10%포인트(p)씩 낮추고, 7가지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도 우대금리 신설을 통해 0.10∼0.20%p 하향 조정한다.
하나은행도 10일부터 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혼합형 금리)의 가산금리를 0.15%p 내릴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이미 6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40%p 인하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도 상반기 가계대출 관리 위험 요소로 거론된다. 지난해에도 2단계 스트레스DSR 시행을 앞두고 조기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대출 수요가 급증한 바 있다.
시중 은행들은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가계 대출 급증을 우려, 기존 주택 수오자에 대한 수도권 추가 주택담보대출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