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된 6000억원 규모 CP·전단채·ABSTB 중 개인투자분 상당
피해자 집단 움직임 “전단채, 물품구매 위한 상거래채권”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절차 돌입에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에 투자한 개인들의 손실 우려가 대두되자 금융감독원이 실태 파악에 나섰다. 개인들에게 이 상품들을 소개한 증권사 등 판매사들은 투자사인 MBK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마지막까지 CP와 전단채를 판매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각 증권사에 공문을 보내 홈플러스 관련 CP, 전단채,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한 유동화증권(ABSTB) 중 개인판매분을 12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금번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휴지조각이 된 채권은 카드대금채권 기초 유동화증권(ABSTB) 약 4000억원, 기업어음(CP), 전단채 약 2000억원 등 총 약 6000억원 규모다.
신용등급이 낮지만 상대적으로 고금리가 매력적인 이들 상품에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 창구를 통해 적지 않은 규모로 투자했을 거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상품의 위험성 고지 등에 대한 불비사항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금감원이 그 규모 파악에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피해자들은 이미 집단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10일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들(이하 피해자)은 주요 언론사에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오는 12일 11시 금융감독원 앞에서 유동화 전단채(ABSTB)를 상거래 채권으로 분류(인정) 요구를 하기 위해 집회와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등 카드사들은 ABSTB(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여 홈플러스의 물품 구매 대금을 마련해 손실을 사전에 만회하였고 이를 구입한 고객과 증권사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생절차 개시결정 직전이었던 2월 25일에도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라는 특수목적법인(SPV)를 통해 전단채(ABSTB)를 통해 약 820억을 발행하였고, 홈플러스의 물품 구입대금으로 제공하였다”고 덧붙였다.
부실의 징후가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와 홈플러스가 악의로(사실 관계를 알면서도) 물품 구매를 위해 직접 전단채와 CP를 발행해 기업회생 개시 전 치밀하게 자금 모집계획을 사전에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피해자들은 “우리가 가입한 전단채(ABSTB)는 일반 금융상품처럼 단순 금융이익을 위해서 투자한 것이 아니라 홈플러스와 카드사의 신용을 믿고 거래한 상거래 채권과 동일한 것”이라며 “따라서 전단채(ABSTB)는 물품구매를 위한 채권이므로 상거래채권으로 분류되어 피해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