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 데이터와 고객의 의사결정 구조 결합 필요
“그룹 차원에서 LLM 접목 연구 지속할 것”

강보미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팀장(왼쪽에서 세번째).
강보미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팀장(왼쪽에서 세번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M-Robo’를 선보인 가운데,  “그룹 차원에서 대형 언어모델(LLM) 접목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 ​​​​​​미래에셋, 로보어드바이저 전략 공개


15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M-ROBO를 비롯한 향후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계획”에 대해 질문했다. 

강보미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팀장은 “AI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 ‘M-ROBO’에 LLM 기술을 접목하는 게 단순히 챗GPT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자산운용에 적합한 데이터와 알고리즘 최적화 기술이 함께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팀장은 “M-ROBO는 고객 개개인의 자산 관리를 목표로 설계된 로보어드바이저”라며 “LLM은 고객이 챗봇처럼 질문을 입력하면, 자산관리 측면에서 최적의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상용화된 GPT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투자 판단에 필요한 복합적 데이터와 고객의 의사결정 구조가 결합돼야 한다”며 “최적화 기술과 내부 운용 데이터를 함께 융합하는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룹 차원에서 LLM 접목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빠르면서도 안정적인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술적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M-ROBO가 국내 퇴직연금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번 플랫폼을 단순한 포트폴리오 제안 도구가 아닌, AI 기반 자동화 운용 전략과 시장 대응 기능을 갖춘 연금 관리 시스템으로 개발했다”며 “M-ROBO는 고객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바탕으로 중간 참여자층에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기존 퇴직연금 시장이 적립 중심에서 벗어나야 하고, 궁극적으로 중요한 건 수익률”이라면서 “수익률 관리를 통해 고객의 편안한 노후를 함께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금융 정보 접근성이 낮거나 시간이 부족해 적극적 운용이 어려운 ‘중간여자’들에게 이 플랫폼이 매우 유용한 해법이 될 것”이라며 “누구나 손쉽게 연금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M-ROBO는 단순히 한국에 국한된 서비스가 아니다”며 “이미 호주의 스타스팟, 미국의 웰스스팟 등 AI 운용사를 운용 중이고,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시너지 효과를 빠르게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고객 맞춤형 알고리즘으로 노후현금 흐름까지 설계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본부장은 “AI가 대중화된 언어 모델 분야와 달리, 금융 분야에서는 노이즈가 많고 데이터가 적어 AI 단독 운용이 어렵다”며 “이럴 때 인간 운용자의 도메인 지식이 AI에게 ‘선생님’ 역할을 해야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미래에셋의 알고리즘은 운용 인력의 통찰력과 기술이 결합된 결과이며, 이는 단순한 기술력이 아닌 자산운용 철학의 산물”이라며 “고객 한 명 한 명을 위해 맞춤화된 운용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 M-ROBO의 궁극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인플레이션 위기에는 주식 비중을 줄이고 원자재 비중을 확대해 방어력을 높였고, 올해도 트럼프 관세 이슈로 흔들리는 시장에서 금과 비미국 주식 중심으로 플러스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현재 M-ROBO는 총 12개의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략형·전술형·인컴형·테마형 등 다양한 운용 전략을 지원한다.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본부장.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본부장.

이 본부장은 “M-ROBO의 12개 알고리즘은 각각 안정형, 중립형, 공격형으로 세분화돼 운용되고 있으며, 141개 퇴직연금 알고리즘 중 대부분이 상위 50% 안에 드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마이 올웨더’ 알고리즘은 주식·채권에 균형 있게 투자하며 안정형은 상위 14%, 중립형 9%, 공격형은 8%”의 성과를 기록했고, ‘바이 글로벌 모멘텀’ 알고리즘은 공격형 기준 상위 1%의 성과를 낸다.

또한 ‘마이 스타일’ 알고리즘은 투자자의 나이, 은퇴 시점뿐 아니라 위험 성향, 투자목표, 투자금액까지 고려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마이 골드 자원 배분’ 알고리즘은 원자재 적격 투자상품을 활용해 인플레이션 대응력을 갖춘 구조다.

이 본부장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진정으로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초개인화가 필요하다”며 “목표는 단순 운용이 아니라, 노후 현금흐름까지 설계하는 자산관리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국민연금으로는 은퇴 후 매월 약 120~140만원 수준만 커버되기 때문에, 나머지 160~180만원을 퇴직연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M-ROBO는 고객별 자산, 은퇴 시점, 투자 기간 등을 반영해 예측 가능한 월 190만원의 현금 흐름을 설계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이 매년 900만 원씩 20년간 투자한다면, 은퇴 후 30년 동안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계산은 AI가 합리적 가정 하에 수행하며, 분기별로 시장 변화에 따라 자동 업데이트된다”고 덧붙였다.


◆ ​​​​​​“수익률 중심 연금시장, 중간 투자자 위한 로보가 해법 될 것”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마케팅부문 대표는 “최근 10년간 절대적이던 확정급여형(DB) 중심 구조에서 확정기여형(DC)와 개인형 퇴직연금(IRP)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자산운용의 책임이 기업에서 개인으로 이동하고 있고, 퇴직연금 시장의 핵심이 수익률로 옮겨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퇴직연금(IRP) 시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더욱 가파르게 성장 중”이라며 “더 이상 제도나 사업자가 아닌, 투자자이며 투자자 중심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마케팅부문 대표.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마케팅부문 대표.

그는 현재 연금 투자자의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첫째는 저관여 투자자로, 과거 퇴직연금 사업자가 주도하던 원리금 보장 상품에 의존한다. 둘째는 자기주도형 투자자로, ETF와 같은 투명하고 직관적인 상품을 활용해 철저히 본인이 투자 판단을 한다. 셋째는 양극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중간 투자자들이다.

손 대표는 “타겟데이트펀드(TDF)는 표준화된 투자자 모델에 기반하고 있어 이들 중간층에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M-ROBO는 AI 기반 자산관리 기능을 통해 이 중간 투자자층의 사후관리 공백을 메우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퇴직연금 사업자로 등록된 국내 금융회사 직원이 약 13만 명인데, 실제 자산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은 5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들이 전담하더라도 1인당 약 540명을 담당해야 하기에 물리적 한계가 명확하고 로보어드바이저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DC·IRP 시장은 약 750조원 규모인데, M-ROBO를 5%만 활용해도 38조원 수준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며 “상위 20%가 전체 연금 자산의 80%를 보유한 구조이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 수요는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M-ROBO는 단순한 알고리즘을 넘어, 특정 직군에 맞춘 집합형 운용 알고리즘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고액 자산가만 누리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연금투자자들도 누릴 수 있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삼성자산운용 역시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운용사 쿼터백자산운용과 공동소유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삼성증권을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이는 금융당국에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신청한 17개 사업자에 포함되진 않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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