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지원과 투자 확대, 홍보 강화 추진할 것”
밸류업지수 편입 종목 재조정...27개 신규 진입, 32개 탈락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1년 동안 153개 상장사가 참여했다”며 “유관기관과 함께 장기적인 호흡으로 주주가치 문화가 정착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거래소, 밸류업 1주년 성과 공유
27일 한국거래소는 여의도 거래소 사옥에서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자본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줄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며 “앞으로는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나아가는 체질 개선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프로그램 시행 1년 만에 153개 상장사가 참여했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피의 약 절반이 공시를 이행했다”며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자본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영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확산시켜 상장기업의 주주가치 존중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공시 지원, 투자 확대, 홍보 강화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해 “중소 상장기업과 신규 상장사의 공시 참여를 유도하고, 업종·기업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공시 참여 기업 현황을 정기적으로 배포해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밸류업 연계 지수를 개발하고 관련 상품을 출시해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하고 리서치 커버리지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육과 컨설팅을 확대하고 국내외 IR 활동도 적극 지원하겠다”며 “밸류업 로드쇼를 개최해 시장 내 인식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밸류업은 단기적인 캠페인이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신뢰 회복과 구조적 전환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향후에도 정부, 투자자, 기업이 함께 주도하는 구조 개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밸류업 정책이 지속적인 시장 신뢰 회복을 이끌기 위해서는 단기적 성과뿐 아니라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우선 기초체력이 탄탄한 대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개별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주주환원 정책 유도가 필요하다”며 “지수 상승을 통해 체감 효과를 만들 수 있도록 실질적 유인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주주수익률이 낮은 중소형 기업을 대상으로는 수익률 저조 원인을 진단하고 개선 계획을 공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수익성 제고, 자본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장기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M&A 압력 강화,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의 일반주주 보호장치 등 법제도적 보완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위원은 “단기 수익률보다 체질 개선과 시장 투명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진정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밸류업 프로그램 우수 참여 기업으로 KB금융 사례가 소개됐다.
강근희 KB금융지주 IR부 부장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견고한 이익 창출력을 갖춘 금융그룹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최근 10년간 펀더멘털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후지 나오야 일본 노무라증권 주식 전략가는 “정부와 동경증권거래소가 함께 기업지배구조 개혁 및 시장구조 개편 등을 통해 증시 레벨업을 달성했다”며 ”일부 기업은 형식적인 공시에 그치고 있지만, 많은 상장기업의 주주환원이 증가하는 등 시행효과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켈리 창 대만증권거래소 부사장은 “작년 6월부터 기업가치 제고, 신산업 육성,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캐피탈마켓 파워-업 프로그램(Capital Market Power-Up Program)’을 도입했다”며 ”이를 위해 ESG 공시 강화, 신산업 기업의 IPO 확대, 영문공시 의무화 등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를 다시 구축하는 작업”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은 국내 제도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투자 생태계로 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금융위 “K-밸류업,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구조화된 노력”
한편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밸류업은 단기 캠페인이 아니라 기업과 시장이 함께 체질을 바꾸는 자본시장 정책의 전환점”이라며 “이제는 기업이 스스로 시장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진정성 있게 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년간 153개 기업이 공시에 참여했고, 코스피 시총의 절반이 참여한 만큼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참여 기업들의 주가와 주주환원 수준이 모두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좋은 제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기업 스스로 밸류업의 필요성과 가치를 내재화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가치 제고는 배당 확대만이 아니라 자본의 효율적 활용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시장은 기업의 다양한 방식의 노력을 경직된 시각이 아닌, 지속 가능성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단순히 일본이나 중국 모델을 따라한 것이 아니라, 현재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가장 구조화된 노력”이라며 “이제 국내 밸류업의 진짜 성과는 앞으로 어떻게 실행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윤환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신뢰 회복이라는 자본시장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며 “낮은 참여율을 넘어 효과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실질적 인센티브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배당과 소통에 힘쓴 기업들이 미공시 기업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모범 사례 공유뿐만 아니라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같은 세제 혜택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밸류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공동 노력”이라며 “참여 기업들의 진정성 있는 변화가 시장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도 밸류업이 중요한 정책 과제로 다뤄지고 있으며, 차기 정부에서도 주주 환원 확대와 자본시장 구조 개선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제도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강민국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자본시장의 구조적 전환을 이끈 첫걸음”이라며 “국회도 주주가치 존중과 공정한 시장질서를 위한 입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해 정은보 이사장이 국회에 와서 밸류업에 대한 구상을 밝히며 보여준 열정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 열정과 실행력이 지금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밸류업 시행 이후 주주환원이 확대되고, 지배구조 개선과 일반 주주 권익 보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오늘 선정된 10개 우수 기업은 진정성 있는 변화가 어떻게 시장에서 평가받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기술환경 변화, 미국발 관세 이슈 등 복합적 도전 속에서 밸류업은 단기 주가 부양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과 투자자의 인식을 바꾸는 경영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국회가 지속적으로 논의와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남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단순한 저평가 문제가 아니라 경영 관행과 자본시장 신뢰 기반을 재정비해야 할 구조적 과제”라며 “밸류업은 자본시장 대개혁의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25 밸류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주주 가치 제고와 시장 신뢰 회복에 앞장선 모범 사례”라며 “지난 1년은 자본시장의 구조적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자본시장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상법 개정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실기업은 과감히 퇴출하고, 혁신기업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통해 코스피 5000,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밸류업이 단기적 흐름이 아닌, 자본시장에 뿌리내리는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법적 기반 정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HD현대일렉트릭과 KB금융은 각각 성장성과 자본비용 분석·주주환원 확대 노력을 인정받아 경제부총리상을 수상했다.
금융위원장상은 기업가치 제고 이행과 소통에 주력한 메리츠금융지주, 투자 확대와 실적 개선을 이룬 삼양식품, 성장과 주주환원을 병행한 KT&G에 돌아갔다. 이외에도 삼성화재, 신한지주, 현대글로비스, KT, SK하이닉스가 한국거래소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한편 같은 날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정기변경 결과가 발표됐다. 27 종목이 새로 편입되고 32 종목이 편출되며 지난해 12월 기준 105개로 늘어났던 구성 종목수가 5개 줄어든 100개로 재조정됐다.
현대로템, 강원랜드, 삼성증권, JB금융지주, 크래프톤, 코스맥스, HD 현대 등이 신규 편입됐고, 이스페타시스, 팬오션, 한세실업, 현대해상, 고려아연, 오뚜기, 콜마비앤에이치, S-Oil, 셀트리온, 동국제약 등이 퇴출됐다.
한국거래소 측은 "시장의 우려가 크고 밸류업 정책의 취지에 반하는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대한 객관적 심사기준을 마련, 동 기준에 해당하는 일부 종목에 대해 편출을 단행했다"는 입장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