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시 지연 및 해킹 소명 부족”… 가처분 기각
위메이드 “법원 판단 존중”… 우선 단기 대응에 집중
위믹스(WEMIX PTE. LTD.)가 결국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두 번째 상장폐지 앞에서 또 한 번 멈춰섰고, 재판부는 이번에도 위믹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남은 건 흔들린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고된 과제뿐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위메이드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소속 4개 거래소(빗썸·코인원·코빗·코팍스)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위믹스는 이날 오후 3시부로 4개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됐으며, 7월 2일부터는 출금 서비스도 종료된다. 재판부는 위믹스 측의 공지 지연과 원인 소명 부족을 주요 판단 근거로 들었다.
해킹사고는 지난 2월 28일 발생했다.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플레이 브릿지’에서 865만여개, 당시 기준 약 90억원 규모의 위믹스 코인이 외부 공격으로 유출됐고, 위메이드는 이 사실을 지난 3월 4일에야 공시했다. 해당 지연은 DAXA의 ‘거래 유의 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결정으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코인 가격 하락 우려로 공시를 미뤘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중요 공시사항의 성실성이 부족했고, 해킹 원인 역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DAXA의 판단이 자의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이로써 위믹스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를 확정받게 됐다. 당시에는 유통량 공시 문제로 거래지원이 종료됐으나, 2023년 2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코인원부터 재상장에 성공하며 복귀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순 복귀보다는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는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믹스는 위메이드 게임 내 재화를 거래하는 데 사용하는 가상자산이다. ‘플레이 브릿지’를 통해 게임 아이템과 상호 교환할 수 있으며, 대표작 '미르4'나 '나이트 크로우' 등에도 위믹스 토크노믹스(게임 내 가상자산 경제)가 적용한 바 있다.
위메이드는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위믹스 생태계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재도약 의지를 밝혔다. “조속한 시일 내에 다양한 방식으로 향후 계획을 말씀드릴 것”이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법은 닫혔고, 시장 신뢰 회복은 이제부터
우선 단기 대응 차원에서 위메이드는 6월 2일 거래지원 종료에 대비한 가이드라인과 출금 관련 조치를 마련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에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투자자 대상 긴급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금일 저녁 6시 30분 예정된 간담회를 통해 상세히 말씀드릴 계획”이라며 세부 내용은 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는 위믹스 재단 김석환 대표가 직접 나서 첫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향후 위믹스 생태계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위메이드는 100억원 규모의 1차 바이백, 2000만개 규모의 2차 바이백, 외부 회계 검증, 보안 시스템 개선 등 다각도의 대응 조치를 취해왔다. 다만 상장폐지가 확정된 지금, 이같은 노력들이 실질적으로 투자자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신뢰는 빠르게 무너지지만 회복은 시간이 걸린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지금은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차분한 설득이 우선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