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편 지연 보상금, 1년 새 세 배로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여행자보험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항공기 지연이나 수하물 도착 지연에 따른 보상금이 급증하며 새로운 보험 수요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18일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국내 주요 보험사 10곳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이들 보험사의 여행자보험 신규 계약은 114만2468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82만2545건)과 비교하면 38.9% 증가한 수치다.
여행자보험 시장은 팬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 중이다. 연간 계약 건수는 2022년 63만 건 수준에서 2023년 174만 건으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275만 건을 넘기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 들어 4월까지 체결된 114만 건 중 해외여행자보험 비중이 97.7%에 달해, 해외여행 수요 확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대별로는 30대와 40대 가입자의 증가율이 각각 44.7%, 42.3%로 가장 높았고, 20대(40.0%), 50대(37.1%), 60대(23.5%)도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보상받은 항목은 해외 체류 중 발생한 질병이나 상해에 따른 치료비, 즉 해외 실손의료비였다. 해당 항목에 대해 지급된 보험금은 50억116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억6221만원)보다 17.6% 늘었다. 1건당 평균 지급 보험금 역시 32만9000원에서 36만6000원으로 상승했다.
그 뒤를 이은 항목은 휴대품 손해로, 지급액은 38억1882만원에 달했다. 여행 중 도난이나 파손된 휴대품에 대한 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항공기 및 수하물 지연 비용이다. 올해 1∼4월 동안 해당 사유로 지급된 보험금은 총 12억766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억4188만원)의 세 배 수준에 이른다. 보험금 지급 건수 또한 5887건에서 1만465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기후변화에 따른 항공기 운항 지연 증가, 그리고 항공 지연을 보장하는 지수형 보험 특약 도입 확산 등을 주요 배경으로 꼽고 있다.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등은 올해부터 항공기 지연 시 자동 보상하는 지수형 보험 상품을 출시했고,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2시간 이상 지연 시 자동으로 보상하는 기능과 함께 지연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항공기 지연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항공기 지연 편수는 3만6966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6307편)보다 40.5% 늘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