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사진)가 고용을 확대하며 일자리 확대에 앞장섰지만 SK와 LG는 인원 감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 제공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사진)가 고용을 확대하며 일자리 확대에 앞장섰지만 SK와 LG는 인원 감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 제공

국내 92개 대기업 집단의 지난해 고용 규모가 전년보다 3만3000명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현대차는 고용을 확대하며 선두를 지켰지만, SK와 LG는 인원 감축에 나서며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CXO연구소는 18일 ‘2023년 대비 2024년 92개 대기업집단 고용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 원 이상으로 지정한 대기업 집단이며, 고용 기준은 국내 계열사와 12월 말 공정위 공시 자료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말 기준 92개 그룹의 국내 고용 인원은 총 187만2346명으로, 전년(183만9299명)보다 3만3047명(1.8%) 늘었다. 다만 증가율은 2022년 대비 2023년(3.1%)보다 둔화됐다.

전체 고용 규모에서 92개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2% 수준으로, 국내 고용의 88%는 여전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이 담당하고 있다.

고용이 증가한 그룹은 46곳, 감소한 그룹은 41곳이었다. 나머지 5곳은 신규 지정 또는 고용 변동이 없었다.

2023년, 2024년 대기업집단별 고용 현황. 한국CXO연구소 제공
2023년, 2024년 대기업집단별 고용 현황. 한국CXO연구소 제공

가장 눈에 띄는 고용 증가는 쿠팡이었다. 쿠팡은 전년보다 1만5179명 증가한 9만9881명을 고용해 2년 연속 고용 증가 1위를 기록했다. 쿠팡 계열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7만8159명으로 단일 기업 고용 규모 2위에 올랐다.

한진도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인수 효과로 1년 새 1만3092명을 늘리며 고용 확대에 힘을 보탰다. 이 외에도 삼성(6477명↑), 현대차(6188명↑), HD현대(2834명↑), CJ(2780명↑), 한화(2378명↑), 한국앤컴퍼니(2343명↑), 이랜드(2191명↑), 동국제강(1827명↑) 등도 고용을 확대했다.

반면 SK그룹은 최근 2년 새 1만6000명 넘게 고용을 줄였다. 지난해만 해도 6649명이 감소해 10만8301명으로 떨어졌다. 2022년 12만4499명에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룹 구조조정과 계열사 매각, 통합 등 리밸런싱 영향으로 풀이된다.

LG그룹도 5482명 감소한 14만9459명을 기록하며 2년 연속 고용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에서만 각각 2609명, 2225명이 줄었다.

단일 기업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12만3411명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뒤이어 쿠팡풀필먼트서비스(7만8159명), 현대차(7만5409명), 기아(3만6338명), LG전자(3만6005명)가 고용 상위 5대 기업에 포함됐다.

직원 수 1만명 이상 기업은 30곳으로 파악됐다. 이마트(2만6861명), LG디스플레이(2만5943명), SCK컴퍼니(2만2419명), 삼성디스플레이(2만1242명) 등이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룹별 고용 증가율은 한진과 동국제강이 46.1%로 가장 높았고, 쿠팡(17.9%), 셀트리온(15.5%), 이랜드(14.5%) 등이 10%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 고용 규모는 삼성이 28만4761명으로 1위였다. 이어 현대차(20만3915명), LG(14만9459명), SK(10만8301명) 순이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고용 20만명을 넘어섰다.

2024년 4대 그룹 공용 증감 현황. 한국CXO연구소 제공
2024년 4대 그룹 공용 증감 현황. 한국CXO연구소 제공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대기업 집단의 경제적 영향력은 크지만 전체 고용 비중은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국내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지원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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