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SCSpro’ 소송...배후로 네이버페이 지목
결제업계 “네이버페이, 이미 지난해 해당 제조사와 접촉”

에스씨에스프로(SCSpro) 홈페이지 화면.
에스씨에스프로(SCSpro) 홈페이지 화면.

최근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얼굴결제 단말기 제조업체 에스씨에스프로(SCSpro)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며 “협력 무산의 배경에 경쟁사 네이버페이가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페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얼굴결제 시장을 둘러싼 핀테크 기업간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토스·네이버페이 “얼굴인식 결제 기술, 핵심 쟁점 아냐”


7일 간편결제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단말기 제조사 SCSpro를 상대로 ‘계약 체결 및 이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토스는 4월 초 자회사인 토스플레이스를 통해 SCSpro와 법적 구속력을 갖춘 텀시트(Term Sheet)를 체결하고, 얼굴 인식 결제 단말기 개발 및 양산 협력에 나섰다. 

텀시트란, 본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거래 조건과 방향을 정리한 문서다. 주로 투자나 인수합병(M&A), 기술·제품 공급 계약 등에서 활용되며, 당사자 간 주요 조항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문서화한 사전 약정서의 성격을 띤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당시 토스는 SCSpro에 총 15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하고, SCSpro는 토스가 발주한 단말기를 개발해 공급하는 내용으로 계약이 성사됐다. 

토스는 이를 바탕으로 실사에 착수하려 했으나, SCSpro가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실사는 무산됐다. 이후 약 한 달 뒤, SCSpro는 토스 측에 협력 종료를 통보했다. 

이후 결제업계에선 경쟁 관계인 네이버페이와 SCSpro의 ‘얼굴인식 결제’ 협력설이 퍼졌다. 토스가 2월부터 얼굴 인식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페이스페이(Face Pay) 시장에 진출해 관련 단말기 공급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네이버페이와의 협력 관계가 원인일 거라는 추정이다.

지급결제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이번 사태의 쟁점은 얼굴결제 기술 자체가 아니다”라며 “SCSpro는 단말기를 만드는 회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토스플레이스 홈페이지 화면.
토스플레이스 홈페이지 화면.

그는 “핵심은 텀시트가 걸린 토스와 SCSpro의 계약관계가 틀어졌다는 것이지, ‘네이버페이 연루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자사의 연루설을 일축하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단말기 커넥트에 얼굴결제 기술이 탑재된다”며 “이 기술은 네이버 자체 기술인 페이스사인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당사에서 자체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 ’페이스사인’ 기술을 보유한 상황”이라며 “단순한 하드웨어 조립이 아니라 독자적인 얼굴 인식 기반 결제 솔루션을 이미 다수의 환경에서 구현했다”고 말해 해당 제조사와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실제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3월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내 식당·카페에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 ’페이스사인’을 베타 론칭했다. ‘페이스사인 결제’는 토스의 ‘페이스페이’와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활용해 얼굴정보를 간편하게 등록하면 이를 암호화 해서 네이버 클라우드에 업로딩 하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를 희망하는 고객과 얼굴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결제가 진행된다.


◆ SCSpro, 네이버페이와 먼저 단말기 생산 논의


이번 논란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누가 먼저 협력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복수의 지급결제업계 관계자에 취재한 결과, SCSpro는 지난해부터 네이버페이와 함께 결제 단말기 생산을 위한 고민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급결제업계 다른 관계자는 “사실 SCSpro가 토스와 계약을 맺기 이전인 지난해 말, 이미 네이버페이와 관련 사업 입찰을 한 상황이었는데 4월부터 흐지부지 된 게 사실”이라며 “토스의 오프라인 결제 확산을 막으려 네이버페이가 개입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SCSpro가 토스와의 단말기 생산 계약이 결국 취하될 경우, 결국 네이버페이와 협력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와 SCSpro의 분쟁 이슈에서 네이버페이가 거론되는 자체가 억지 추측”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SCSpro와의 입찰이 최종 계약으로 성사되지 않았다”며 “대안책으로 타사들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내 출시 예정인 네이버페이의 ‘네이버페이 커넥트’ 프로토타입 모습. 네이버페이 홈페이지.
연내 출시 예정인 네이버페이의 ‘네이버페이 커넥트’ 프로토타입 모습. 네이버페이 홈페이지.

또한 지급결제업계에선 이번 사안이 단순한 단말기 계약 분쟁을 넘어, 오프라인 결제 생태계를 둘러싼 빅테크 간의 본격적인 경쟁의 서막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토스가 이미 제3의 업체와 손을 맞잡고 단말기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굳이 텀시트까지 걸면서 파트너사를 SCSpro로 확장한 건 석연찮은 부분”이라며 “결제 단말기 시장에서 경쟁자가 유입되고 시장점유율(M/S)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걸 의식한 것으로 의심 가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뒤집어 생각해서 SCSpro 입장에서도 텀시트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토스와의 계약을 깨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토스 관계자는 “그동안 단말기 공급망 확대를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왔고, 바이어(토스) 입장에선 협력업체 측과 원래 계약한 부분에 대한 납품을 받기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처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후속 대응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토스는 6월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결과는 7월 말 나올 예정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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