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제도화, 규제샌드박스 의존 줄여야”
정유신 AI디지털경제금융포럼 회장(서강대 교수)은 국내 스테이블코인 실제 발행 시기를 2027년 하반기로 전망했다.
◇ “규제보다 시장 검증 우선…샌드박스 의존 줄이고 펀드 경로 병행해야”
27일 서울시는 여의도 IFC에서 ‘디지털자산 법·제도 구축에 따른 시장환경 변화와 비즈니스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정 회장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산업법으로서 생태계의 뼈대를 세울 것”이라며 “빨리 가려면 정부입법보다 의원입법이 낫다”며 “현실적으로 ‘금년 말 통과, 내년 말 시행, 스테이블코인 실 발행 가시화는 2027년 하반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본격화 되면 시장은 커지고, 융합 상품이 늘며, 기관 자금이 들어온다”며 “수탁 등 일부 규정의 순서와 인프라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투자자 보호에 대해선 “자본시장법 대비 집단소송 체계 등 차이는 있지만, 혁신 관점에서 유연성을 준 만큼 보완 장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AI 이후 속도가 너무 빨라 ‘패스트 팔로어’로는 안되고 글로벌과 동시에 가야 한다”며 “과학·기술 중심 규제 철학으로 바꾸지 않으면 한국은 혁신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신규 디지털자산·비상장 지분을 ‘펀드’로 담아 상장·유통하려 할 때, 검토 요인은 무잇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정유신 회장은 “꼭 현물 ETF가 아니여도 새로운 상품이 규제 틀에 막히면 곧장 규제샌드박스로 가려 하지만, 펀드를 활용하면 지금 법체계 안에서 그냥 갈 수 있다”며 “미국처럼 펀드로 유도하는 방식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법안으로 길을 여는 것도 좋지만, 차라리 비상장 기업을 펀드에 담아 증권거래소에서 운용시키면 (유동성) 회수도 빨라질 수 있다”며 “BDC만 하라는 얘기가 아니고 다양한 투자 루트를 동시에 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샌드박스는 필요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가능한 건 펀드로 바로 시장 검증’이라는 기본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논점을 디지털자산 ETF에 국한하고 싶지 않다”며 “선물 ETF냐 현물 ETF냐의 문제가 아니라, 신상품이 왔을 때 규제 때문에 안 되면 샌드박스만 생각하지 말고, 펀드를 통해 시장으로 진입하는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TF 논쟁 넘어…신상품은 펀드로 진입, 제도는 사후 뒷받침”
그는 “BDC 법안 통과로 그 길을 여는 것도 좋지만, 차라리 비상장 기업을 펀드에 담아 증권거래소에서 운용시키면 (유동성) 회수도 빨라질 수 있다”며 “다양한 투자 루트를 동시에 열자”고 제안했다.
정 회장은 “신상품은 법이 완비되길 기다리기보다 시장에서 검증되는 편이 훨씬 빠르다”며 “현물 ETF의 경우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펀드’라 전통 증권시장의 자금이 가상자산 현물로 유입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스테이블코인은 담보로 국채 등을 편입하는데, 가상자산 쪽 자금이 전통 채권시장으로 흘러가는 역류가 시작된 것”이라며 “이 교차가 시작되면 다양한 융합 상품이 쏟아진다. 미국 시장은 이미 그 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기술 축의 결합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AI가 블록체인의 성능과 운영을 끌어올리면서 ‘전통금융과 탈중앙의 만남’을 가속한다”며 “이를 ‘웹3.0’의 핵심 축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자산은 본질적으로 국경이 없고,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며 드디어 ‘디지털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결제 인프라 관점에선 온체인 결제는 스위프트 중심의 비효율을 줄여 가성비를 압도적으로 개선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러 패권을 지키려는 미국의 전략 속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비중은 더 커질 것”이라고도 제언했다.
산업·개인을 향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환경이 바뀔 때는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쪽이 승리하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 시대를 제도·기술·시장이 함께 끌고 가야 한다”며 “애널리스트는 상장사만 보지 말고 비상장과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상품이 규제에 막히면 곧장 샌드박스로 가는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며 “펀드로 우회해 시장에서 먼저 검증하고, 제도는 그 흐름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