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국 문화고위급 인사 참석자리에서 신라의 역사와 문화 빛과 예술로 재해석 '호평'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천년의 문: 신라의 꿈을 지나'./이이남 스튜디오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천년의 문: 신라의 꿈을 지나'./이이남 스튜디오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는 대한민국이 주최하는 APEC 문화산업고위급대화 특별전시에서 신작 <천년의 문: 신라의 꿈을 지나>를 선보였다.

국가유산청이 보유한 3D 디지털 복원 자료를 기반으로, AI 기술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하여 천년 신라의 문화유산을 오늘날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업이다. 첨성대, 석굴암, 금관, 황룡사 9층 목탑 등 신라의 상징적 유산은 인공지능의 상상력과 디지털 빛의 흐름 속에서 되살아나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의 조화를 이끌어냈다.

전시 공간은 황룡사 9층 목탑의 기단을 모티브로 설계 됐으며, 특히 사라진 황룡사 9층 목탑은 AI 알고리즘을 통해 구현돼, 힐튼 경주 로비라는 현대적 공간에서 천년의 시간문을 건너 유적 한가운데에 선 듯한 체험을 하게 됐다.

작품에는 현대 대중문화의 상징도 교차한다. 아이돌 아티스트 제니(JENNIE)의 뮤직비디오 「ZEN」의 영상을 함께 엿볼 수 있다. 영상은 신라시대 원화(源花)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제니의 존재감 속에 깃든 깨달음과 평정의 미학을 시각화했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세계를 연결하는 상징적 오마주로서, 고요하지만 힘 있는 여성의 에너지를 드러낸다.

이이남 작가는 “AI와 디지털 아트는 사라진 문명을 단순히 복원하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세대가 다시 꿈꿀 수 있는 미래의 비전을 열어주는 창”이라며, “신라의 문화유산을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리는 일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통로를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빛과 디지털은 제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재료”라며, “이번 작업은 경주의 역사와 한국의 기술, 그리고 K-컬처 콘텐츠가 어우러져 세계 속에서 새로운 문화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밝혔다.

국내외 참석자들도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한 외신 기자는 “한국의 문화자산을 첨단기술과 접목해 이렇게 강렬하게 표현한 사례는 드물다”며 감탄을 표했고, 한 참가국 대표는 “이처럼 수준 높은 전시가 단 3일만 진행된다는 점이 아쉽다”며 “APEC 이후에도 계속 전시된다면 한국 문화외교의 성과가 더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APEC 21개국 문화부 장관과 대표단이 찾는 자리에서 한국의 문화와 기술력을 알리는 특별전시로, APEC준비지원단이 주최하고, 갤러리미호가 기획·운영을 함께 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전시는 오는 26일부터 8월 28일까지 경주 힐튼호텔 로비에서 선보였다.

이이남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동대학원에서 순수 미술 석사학위와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연세대 영상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 작가는 지역과 대한민국을 넘어 중국, 미국, 러시아, 스페인, 독일, 인도, 프랑스 등에서 다양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워싱턴 D.C에서 펼쳐지는 K-관광로드쇼에 참여했으며 수묵비엔날레 전시를 준비 중에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광주=박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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