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파일러 포용 역할 가능성 제기
민간 주도 혁신·개방 경쟁 구조 강조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과 확산을 위한 해결과제’ 토론회 참석자 무리.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과 확산을 위한 해결과제’ 토론회 참석자 무리.

송호근 카카오뱅크 부행장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중저신용자의 금융 참여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씬파일러 행동패턴 분석 훨씬 용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과 확산을 위한 해결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스테이블코인 시대에도 씬파일러가 소외되지 않는 방향에 대해 현업에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송호근 카카오뱅크 부행장은 “국내 신용정보회사(CB) 인프라가 매우 잘 돼 있는데, 가계대출은 신용등급이 핵심”이라며 “행동 패턴을 더해 심사를 정교화해도 플러스 알파가 6%포인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유동성 흐름에 꼬리표를 달기가 어렵고, 그걸 데이터화하기도 어렵다”며 “개인정보 이슈와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송 부행장은 “(개인정보 이슈가 해소된다는 가정 아래)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송금·금융서비스가 돌아가면, 씬파일러 행동패턴 분석이 어렵지 않아 신용등급 변별력이 훨씬 강해질 것”이라며 “씬파일러가 금융 생태계 안쪽으로 더 빨리 들어오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 제공.

이어 “가능성과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은 관련 가이드라인이 뚜렷하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그런 시도가 조금만 빨리 나오면 서비스 출시를 위해 밤을 새서라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호근 카카오뱅크 부행장은 “올해 1분기 국내 5대 거래소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57조원”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트레이딩·송금·달러 투자에 쓰이지만 환율 변동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송금부터 결제까지 실사용 영역도 제시했다. 그는 “지갑 간 즉시 정산으로 구조가 단순해져 수수료와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급결제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수수료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정산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 확산을 위한 조건도 짚었다. 송 부행장은 인가받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내·해외 거래소 상장 지원과 초기 시장조정자·유동성공급자 도입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많이 쓰이는 곳에서 잘 쓰일 수 있도록 초기엔 정책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美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국채 수요·달러 위상 강화”


자본시장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기술이나 금융상품이 아닌 국가 경쟁력과 통화주권이 걸린 전략 과제로 규정하며, 글로벌 질서 재편 속 ‘개방적 경쟁’과 ‘민간 주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도 금융상품도 아니다”며 “국가 경쟁력과 통화 주권이 걸린 전략적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지정학적 질서가 재편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서구 동맹과 중국·러시아,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가 맞서며 다극화가 뚜렷해질 것”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나라가 달러 의존을 줄이고 있다”며 “미국의 금융 제재 리스크를 피하고 환율·유동성 불안을 낮추며 자국 통화 기반의 금융주권을 강화하기 위해서”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원자재 결제, 영내 무역, 디지털 결제 시스템에서 자체적인 통화·금융 가치사슬을 만들고 있다”며 “바로 이 흐름이 탈달러화 전략”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여기에 맞서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대규모로 미국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국채 수요를 늘리고 재정 여력을 강화하며 달러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할 것”며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패권을 떠받치는 새로운 금융 무기가 될 것”고 설명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습. 연합뉴스 제공.

이어 “중국은 위안화 스테이블코인을 무기로 탈달러화를 추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디지털 위안화를 중앙은행 주도로 추진했지만 확산에는 한계를 겪었다”며 “EU·영국·일본·인도·아랍에미리트(UAE) 등도 자국 통화 기반의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위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가상자산을 규제하겠다는 게 아니라 과도한 달러 의존을 줄이고 다극적 통화 질서에 대비하는 국가 전략”고 밝햤다.

그는 “화폐는 이제 종이가 아니라 기술이 됐다”며 “ATM과 카드, 간편결제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과거 이메일이 우편과 팩스를 대체했듯,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영역에서 신속함·접근성·저비용으로 파괴적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해외 주요국은 은행과 비은행 모두에게 기회를 열어주면서 동일한 자본·준비금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회를 주고 경쟁하게 한 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방식”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은행·비은행·플랫폼·기술기업 모두가 스테이블 코인 경쟁에 참여하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며 “그래야 창의적 활용처가 나오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