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자금이탈 ‘잠잠’

서울 경리단길에 놓인 주요은행 ATM기. 장석진 기자.
서울 경리단길에 놓인 주요은행 ATM기. 장석진 기자.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시중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은 감지되지 않았다.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연체율 문제로 상호금융·저축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958조8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말 954조7319억원보다 3조3521억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도 3207억원 증가해 44조5944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관계자는 “예금자보호한도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기 예·적금 잔액이 늘어난 점을 보면, 2금융권으로의 이동은 제한적”이라며 “PF 부실 등으로 고객이 2금융권을 여전히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7월 저축성수신금리(신규 취급 기준)는 은행이 연 2.51%로, 2금융권도 대체로 2%대에 머물렀다. 저축은행이 3.02%로 유일하게 3%대를 기록했지만 신협(2.91%), 새마을금고(2.88%), 상호금융(2.66%)은 은행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요구불예금은 10조3460억원 감소했으나, 은행권은 이를 증시·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의 이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은행과 2금융권 고객이 달라 보호한도 상향 효과는 제한적이며, 현재까지 자금 흐름은 기존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향후 자금 변동에 대비해 특판 상품 출시에도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리 우대 쿠폰을 제공하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지수연동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농협은행도 외국인·시니어 고객 맞춤형 예금 상품을 연내 내놓을 계획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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