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비수도권 6년 새 18.7% 감소…VC·AC도 서울 집중
김원이 '지방 전용 펀드 확대·인력 대책 병행해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사진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사진 의원실. 

국내 벤처기업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 수뿐 아니라 벤처 투자금, 벤처캐피탈(VC), 엑셀러레이터(AC) 등 성장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지방 벤처 생태계의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산자중기위 간사, 목포시)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전국 벤처기업 수는 3만 7,419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 2만 4,533개(65.6%)가 몰려 있고, 비수도권은 1만 2,886개(34.4%)에 그쳤다.

최근 6년간 추이를 보면 이러한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2020년 수도권 벤처기업 비중은 59.9%였으나, 2025년 6월에는 65.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벤처기업 수는 2만 3,656개에서 2만 4,533개로 3.7%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은 1만 5,855개에서 1만 2,886개로 18.7% 감소했다.

자금과 인프라 역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벤처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벤처캐피탈(VC)과 엑셀러레이터(AC)는 서울에 몰려 있다. 2025년 6월 기준 벤처캐피탈은 전체 250곳 중 211곳(89.6%)이, 엑셀러레이터는 전체 490곳 중 262곳(53.5%)이 서울에 위치해 있다. 지방 벤처기업은 자금 조달, 인재 확보, 네트워킹 등 성장의 모든 단계에서 불리한 구조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6년간 벤처기업 수 변화(단위 개). 지료 중소벤처기업부. 김원이 의원실.
최근 6년간 벤처기업 수 변화(단위 개). 지료 중소벤처기업부. 김원이 의원실.

투자금 규모에서도 격차는 극명하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전국 벤처 투자금액 2조 5,207억원 가운데 수도권에만 2조 50억원(79.5%)이 집중됐다. 특히 서울은 1조 3,526억원으로 전국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투자금이 가장 적은 전남은 21억원에 그쳐 서울과 644배의 격차를 보였다.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모태펀드와 지자체, 지역은행이 함께 조성하는 ‘지방시대 벤처펀드’를 2027년까지 2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수도권 벤처투자를 늘리기 위해 모태펀드 출자 비중을 최대 60%까지 확대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자금 유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원이 의원은 "지방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전용 모펀드를 대폭 늘려야 한다"며 "자금 지원에 더해 행정 서비스와 인재 유치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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