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업체와 '셀프 면죄부' 계약 의혹
한준호 "직무유기 수준의 관리 실패"
국민 혈세 7억 원이 투입된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이전사업이 '누더기'로 마무리된 데다, 주관기관인 한국항공협회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에 허위로 완료 보고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9개월 동안 이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관리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을)에 따르면, 한국항공협회는 2024년 1월부터 약 6억9천만 원을 들여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운영 위탁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노후 시스템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로 이전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당초 완료 시점은 2024년 12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3개월이 지난 2025년 3월에야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협회는 과업 지연 사실을 숨긴 채 2024년 12월 국토교통부에 '과업수행 완료'로 명시된 준공계와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한 의원은 이에 대해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이자 허위 보고"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한 사업을 지연시키고 부실한 결과물을 납품한 해당 업체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다. 한 의원은 "이는 과업 지연과 허위 보고를 덮어주는 '셀프 면죄부' 계약으로 보인다"며 "대가성 특혜 여부를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따져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은 연평균 340만 건의 접속을 기록하며 항공정책 보고서, 항공사 마케팅, 학계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핵심 인프라다.
그러나 현재 주요 뉴스 링크 오류, 오래된 기사(2008년 기사)가 '많이 본 뉴스'로 표출되는 문제, 항공여객 OD 통계 보고서 누락, 특정 자료 클릭 시 페이지 오류 등으로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협회는 이에 대해 "올해 12월까지 보수를 완료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업이 허위로 완료 보고된 시점부터 9개월, 실제 완료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국토부는 이러한 문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 의원은 "관리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는 산하기관에 속았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난 9개월간 오류투성이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그대로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는 단순히 속은 것을 넘어, 혈세가 투입된 사업에 대한 최소한의 점검 의무를 저버린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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