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CI. 11번가 제공
11번가 CI. 11번가 제공

SK스퀘어가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를 자회사인 SK플래닛에 넘기며 그룹 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외부 매각이 아닌 내부 이전을 택한 것은 금융투자자(FI)와의 정산, 그리고 SK그룹 내 시너지 강화를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SK스퀘어는 이사회를 열고 11번가 지분 100%를 SK플래닛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SK스퀘어 보유 지분 3810억원과 재무적 투자자 나일홀딩스의 지분 863억원을 합한 4673억원이다. 나일홀딩스는 올해 안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2018년 H&Q코리아 블라인드펀드,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이 참여한 나일홀딩스는 5000억원을 투자하며 ‘5년 내 IPO’ 조건을 걸었으나, 11번가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SK스퀘어의 콜옵션 행사 시한(2023년 9월 30일)이 종료됐다. 이후 매각 협의가 지연되자, SK스퀘어는 FI들과의 동반매도청구권 협상을 통해 지분 전량을 SK플래닛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국민연금의 투자 규모(3500억원)가 큰 만큼, SK스퀘어가 외부 매각보다 그룹 내부 이관을 선택한 배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각 자금은 SK스퀘어의 증자와 SK플래닛의 자체 자금으로 조달된다.

이로써 11번가는 SK스퀘어의 자회사에서 SK플래닛 산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함께 재편되는 자산에는 스파크플러스(공유오피스), 해긴(게임), 코빗(가상자산거래소) 등이 포함된다.

세 회사는 이번 구조조정을 “SK스퀘어, SK플래닛, 11번가 모두에게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윈윈(Win-Win)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SK플래닛은 11번가와의 결합으로 ‘OK캐쉬백’ 사업을 중심으로 한 마일리지-커머스 시너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11번가는 SK플래닛의 AI·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AI 기반 맥락 커머스’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한편 SK그룹 내 또 다른 유통 자회사인 SK스토아는 SK텔레콤이 비핵심 사업 정리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최근 양맹석 대표가 사내 공지를 통해 매각을 공식화했다. 복수의 인수 후보가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수진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