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수1지구 실태조사...조합 “혐의 없음”
GS건설·현대건설의 대의원 회유 “혐의 있음”
다만 기존 입찰 취소로 “재입찰에는 문제없어”
조합 갈등 리스크,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 부상
서울시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제1지구(성수1지구) 조합(황상현 조합장) 집행부가 GS건설에 유리한 입찰지침을 만들었다는 의혹과 관련, 실태조사에 나선 서울시는 조합 관련 모든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 냈다.
이로써 GS건설과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3파전 양상이 이어지게 됐지만, 비대위의 조합장 해임 움직임이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시 실태조사, 조합 ‘혐의 없음’
“우리는 공정한 경쟁입찰이 되도록 입찰지침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조합 집행부가 GS건설과 결탁,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대안설계, 조합원 로열층 우선 배정 등과 관련해 GS건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입찰지침을 만들어 단독입찰을 유도했다.” (성수1지구 A 조합원)
하반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성수1지구가 조합장과 GS건설 간 유착 의혹으로 시공사 선정이 무산된 이후 서울시가 실태조사에 나섰으나, 조합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이 내려졌다.
성수1지구는 성동구 둘레5길 16번지 일원 19만4400㎡ 부지에 지하 4층 최고 69층 17개 동 3014가구, 총 공사비 2조1540억원 규모 대형 정비사업으로, 한강변 핵심 입지는 물론 면적과 공사비에서도 최고 알짜 입지로 평가된다.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 8월 21일 공고 직후 ‘입찰지침’이 불공정 논란에 휩싸이면서부터다. 당시 입찰지침에는 LTV와 대안설계, 조합원 로열층 우선 배정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찰지침 완화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만을 표하며 8월 29일 열린 현설에 불참했다. 업계에서는 자연히 GS건설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점쳐졌다.
당시 현대건설과 HDC현산은 조합원 혜택 금지가 경쟁입찰 의미를 훼손하고, 시공사의 경쟁력과 시공 능력을 제한한다며 조합 측에 ‘독소조항 삭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불법 홍보를 행한 GS건설에 도시정비법 및 관련 고시 등에 따른 제재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입찰 배제를 포함한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상현 조합장은 매체 인터뷰에서 “시공사에 분양권도 없는데 로열층을 약속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전반적으로 시공사 선정 이후 공사비 인상 등을 두고 벌어지는 공사 중단 등의 폐단을 보완하기 위한 지침이었다”고 해명했다.
GS건설·현대건설, 대의원 회유 ‘혐의 있음’
이 사업장은 ‘독소조항’ 논란과 함께 특정 건설사의 조합원 접촉 및 대의원 회유, 선물 제공, 조합원 명의 도용 댓글 작성 등 여러 잡음까지 발생한 바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조합은 9월 4일 대의원 회의에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 기존 입찰공고를 취소하고 다수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침 변경에 나섰다. 그러나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성동구청은 9월 24일 서울시에 조합 운영 실태조사를 의뢰했고, 서울시는 지난 13일 실태조사를 시작해 이번 결론을 도출했다.
다만 조합의 ‘혐의 없음’ 결론과 달리, 건설사들에 대한 지적 사항은 있었다. GS건설 직원이 대의원에게 복숭아 한 상자를 선물한 행위, 현대건설 직원이 대의원에게 안건을 부결시켜달라고 요청한 행위 등이다. 이러한 위반 행위는 입찰 참가 무효 사유가 될 수 있지만, 이미 기존 입찰이 취소된 상황이라 재입찰 참여에는 문제가 없다.
조합 내부 갈등 리스크, 시공사에 '독(毒)'
서울시 실태조사와 관련, 조합 관계자는 “향후 불공정 행위 기준을 ‘공정경쟁을 위한 입찰 규정’에 더 명확히 제시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하는 것은 특정 업체 제재가 아니라, 입찰 참여사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각종 논란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 서울시장 선거 이전까지 통합심의를 접수하는 게 목표이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 더 이상의 사업 지연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합 관련 의혹이 모두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음에도, 비대위는 조합장 해임 관련 주장을 이어가고 있어 조합과 비대위의 난타전이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경우, 시공사들은 조합 내부 분쟁을 사업 연속성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기기 때문이다.
한편, 조합은 시공사 입찰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9월 24일 주요 건설사 초청 면담 자리를 가졌다. GS건설과 현대건설, HDC현산이 참여했고, 성수1지구에 큰 관심이 없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불참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태현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