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는 부정, 60대 이상은 긍정…불충분 보수층 59% vs 진보층 46%

 

KT의 해킹 피해 고객에 대한 보상안에 대해 국민의 과반이 '충분치 않다'며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
KT의 해킹 피해 고객에 대한 보상안에 대해 국민의 과반이 '충분치 않다'며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

KT가 지난달 29일 해킹 피해 고객에게 15만원과 100GB 데이터를 5개월간 제공하겠다고 밝힌 보상안을 두고 국민 절반 이상이 '충분하지 않다(불충분)'고 평가했다. 특히 2030세대와 수도권·영남권에서는 ‘보상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반면, 60대 이상과 호남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긍정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KT의 해킹 피해 보상안에 대해 ‘충분하다(매우 충분 9.7%+어느 정도 충분 26.6%)’는 응답은 36.2%, 반면 ‘충분하지 않다(별로 충분하지 않다 27.2%+전혀 충분하지 않다 24.0%)’는 응답은 51.2%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2.6%였다.

연령별로는 18~29세(불충분 67.6%)와 30대(69.2%)에서 불만이 가장 높았다. 젊은 세대일수록 “데이터 제공이나 금액 수준이 피해 규모에 비해 작고, 보상 대상 폭이 피해자로 한정한 것이 문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60대(충분 46.3% vs 불충분 36.0%)와 70세 이상(충분 50.4% vs 불충분 30.3%)은 긍정 응답이 더 높아 세대별 인식이 크게 엇갈렸다.

권별로는 대전·세종·충청(충분 31.6% vs 불충분 58.2%), 서울(32.1% vs 55.5%), 강원·제주(28.3% vs 51.1%), 인천·경기(34.5% vs 53.8%), 대구·경북(37.7% vs 50.7%)에서는 불충분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41.6% vs 41.0%)은 오차범위 내로 비슷하게 나타난 반면 광주·전라(충분 49.1% vs 불충분 42.0%)는 예외적으로 충분 평가가 더 많았다. 특히 수도권은 KT 주요 고객 기반 지역임에도 부정 평가가 높게 나타나, ‘피해 체감도’가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는 남성(충분 34.9% vs 불충분 54.9%), 여성(37.5% vs 47.5%) 모두 불충분 평가가 더 많았으나, 남성의 부정 평가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정당 지지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충분 44.1% vs 불충분 47.1%)과 조국혁신당 지지층(충분 45.5% vs 불충분 42.2%)은 오차범위 내에서 충분하다는 의견과 충분하지 않다는 비슷하게 나타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충분 31.0% vs 불충분 53.4%)과 혁신당(충분 20.6% vs 불충분 67.8%), 무당층(충분 26.3% vs 불충분 54.2%)은 부정적인 인식이 뚜렸했다.

국정수행 평가별로는 긍정 평가층(충분 42.2% vs 불충분 48.1%)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부정 평가층(충분 29.2% vs 불충분 56.6%)은 ‘불충분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념 성향별로도 진보(충분 46.1% vs 불충분 46.4%)는 오차범위 내로 팽팽했지만, 보수(충분 26.0% vs 불충분 59.1%)에서는 불충분 의견이 2배에 가까울 정도로 높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KT가 제시한 보상안이 KT 가입자 전체가 아닌 실제 피해를 본 직접적인 대상자만으로 했다는 점에서 ‘신뢰 회복’ 측면에서 더 큰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KT 이용자 모두가 실제 피해자인데, 직접적인 피해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단순한 금액 보상을 넘어 피해 원인 공개와 재발 방지 대책도 제대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정보보호 전문가는 “피해자만 대상으로 한 5개월간 100GB 제공은 실질적인 보상보다 ‘마케팅적 접근’에 가깝다”며 “고객 데이터 보호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브랜드 타격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로 진행됐다. 표본수는 2001명(총 통화시도 5만5935명, 응답률 3.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KT #KT 해킹 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