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수시장에서 국내완성차 브랜드와 수입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차 판매가 줄고, 수입차 판매는 늘면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판매대수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을 추월하는 등 내수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내수시장에서 현대·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자동차 등 5개 완성차 브랜드는 지난 2월 10만5432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9% 감소한 실적을 나타냈다.

반면 수입차들은 같은 달 판매가 1만9928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22.9% 늘었다. 국내완성차 업체들은 지난달 설 연휴로 조업기간이 줄어 판매가 부진했다고 설명했지만 수입차 업체들은 오히려 좋은 실적을 나타낸 것이다. 

현대차(5만2000대)와 기아차(3만7005대)는 각각 5.5%대의 내수판매 감소폭을 보이며 선방했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로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지엠(5804대)은 48.8%의 판매 감소세를 나타냈다. 르노삼성(5353대)은 33.2%,쌍용차(7070대)는 12.8% 판매가 각각 줄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2월 판매는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6192대)와 BMW(6118대)보다 뒤쳐졌다. 벤츠가 국내에서 완성차를 추월한 사례는 한 번 있었지만 BMW가 국내차를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 역시 지난 1월 기준 16.4%로, 1년 전에 비해 2.4% 증가세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 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내수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입차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에 생산공장을 둔 완성차업체들의 판매가 고급 수입차에 추월당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차 한 대당 판매가가 국산차의 3배 이상인 벤츠 등의 판매가 국산차를 추월한 것은 소비 양극화의 단면"이라며 "고급차는 벤츠·BMW, 대중차는 현대·기아를 찾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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