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재건축 수주 불법담합 등으로 소송건수·가액 증가할 듯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건설사들의 국내주택사업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장 소송까지 겹치면서 재무상황에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지난해 대규모 재건축 수주전이 벌어진 반포주공1주구 아파트 전경./스트레이트뉴스DB.
지난해 대규모 재건축 수주전이 벌어진 반포주공1주구 아파트 전경./스트레이트뉴스DB.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 상위 10개 건설사의 '2017년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이들 업체에 소송누적건수는 약 900건이다. 전년(800건) 대비 12% 가량 증가한 수치다. 소송가액도 총 4조222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조1087억원)과 비교해 35.8% 늘었다.

업체별로는 삼성물산의 피소 금액이 가장 크다. 삼성물산은 국내에서 4262억원, 국외에서 3898억원(3억6589만 달러) 등 총 8160억원(161건) 규모의 소송을 당했다. 작년 6381억원(133건)과 비교하면 27.9% 올랐다.

삼성물산은 GS건설 등 12개사와 함께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LNG 저장탱크 공사 입찰담합으로 피소됐다. 현재 1심이 진행중이며 소송가액 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GS건설은 한국가스공사 입찰담합 연루를 포함해 지난해 소송금액이 6340억원으로 전년(3840억원)에 비해 65.1%로 상승했다. 대전센트럴자이, 해운대자이 등 아파트 분양단지 하사보수와 관련해서도 소송을 진행중이다.

대림산업과 현대건설도 소송건수와 금액이 증가했다. 대림산업은 5774억원(118건)에서 6185억원(155건)으로, 현대건설의 경우 5778억원(188건)에서 6049억원(206건)으로 각각 7.1%, 4.7% 늘었다. 

대림산업은 서울농수산식품공사, e편한세상광교입주자대표회의 등과 관련한 하자보수 소송을, 현대건설은 카타르 등 국외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소송을 당했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의 경우 지난해 소송건이 폭증하면서 소송금액이 급격하게 불어났다. 

대우건설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10개 피소 소송의 가액은 4872억원으로 전년 1688억원 대비 188.6% 증가했고, 포스코건설도 같은 기간 1852억원(69건)에서 4611억원(104건)으로 149.0% 늘었다. 두 기업은 크게 증가한 소송 금액으로 재정 부담이 점쳐지고 있다.

가장 큰 폭으로 소송가액이 증가한 기업은 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소송가액이 2850억원으로 1년 전(821억원) 보다 245.9%나 증가했다. 수원아이파크입주자대표회의 등 하자보수보증금 청구 등 소송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도 632억원에서 912억원으로 44.3% 증가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과 SK건설은 그동안 진행됐던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금액이 줄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707억원에서 427억원으로 39.6% 줄었고, SK건설도 3614억원에서 1826억원으로 49.8% 감소했다.

건설업계의 소송건수 및 소송액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4대강 사업에서 불법 담합행위를 저지른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4개사의 전·현직 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의 재건축 사업 활기로 사업수주를 위한 과도한 경쟁으로 건설사간 부정행위 적발도 소송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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