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대강 보를 개방한 이후 조류 농도가 최대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 2급인 독수리도 관찰되면서 생태계 개선이 순조로운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관계기관 차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및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관계기관 차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및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무조정실과 환경부, 농식품부, 국토부 등 관계부처는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와 향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녹조 발생 우려가 큰 보를 시작으로 14개 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수질·수량·생태계 상태 등 11개 분야를 관찰해 왔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년간 모니터링 결과 물 흐름이 회복되면서 조류농도가 감소하고 동식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되는 등 4대강 자연의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개방 폭이 큰 보를 중심을 조류 농도, 즉 녹조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면서 보 개방과 모니터링을 확대할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수질의 경우 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세종보, 공주보에서 조류 농도(클로로필 a)가 개방 전에 비해 약 40% 줄어들었다. 영산강 승촌보도 지난 4월 완전 개방 이후 조류농도가 37% 감소하는 등 개방 폭이 클수록 농도 감소폭도 증가했다. 

다만 보를 최대 수위로 개방한 곳에서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총인(T-P) 등이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세종보는 예년과 비교해 강우량이 많아 오염원이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승촌보와 공주보는 유속 증가로 강바닥에 쌓여 있던 퇴적물이 떠오르면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인지 추후 확인한다. 

생태계 부문은 수위를 완전 개방한 세종보와 승촌보에서 여울과 하중도가 생성되고 수변생태공간이 넓어지는 등 동식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 개방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동물들도 포착됐다. 승촌보에서는 멸종위기 2급인 노랑부리저어새의 개체 수가 늘어났고 세종보 상류에서는 독수리(멸종위기 2급)가 처음 관찰되기도 됐다. 동식물 서식처로 기능하는 모래톱도 두터워졌다.

제한적인 보 개방에도 불구하고 물 체류시간은 29~77% 감소하고, 유속은 27%~431% 증가하는 등 물 흐름이 개선됐다. 낙동강의 경우, 상류의 상주보에서부터 하류의 창녕함안보까지 보를 닫았을 때 72.6일 걸리던 물의 흐름이 최대 개방 시 7.1일로 줄어드는 등 오염물질이 강에 머무는 시간을 90% 가까이 줄여 취수원 안전에도 도움이 됐다.

정부는 향후 4대강 보 개방·모니터링계획과 관련해 물관리 일원화로 4대강 관리 업무를 국무조정실 통합물관리 상황반 대신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을 중심으로 이행키로 했다.
 
민간 중심의 전문위원회와 실무지원조직으로 구성된 조사평가단이 다음달 중 출범해 향후 보 개방계획을 구체화하고 개방영향 평가를 통해 보 처리계획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계획안은 다음해 6월 구성될 국가 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한다. 

보 개방도 확대된다. 지금까지의 제한적 개방으로는 향후 변화를 관찰하는 모니터링 뿐 아니라 수질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내·외부의 지적에 따른 결정이다.

대규모 취수장이 없는 낙동강 낙단보·구미보는 최대개방을, 대규모 취수장이 위치한 한강 이포보, 낙동강 상주보·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합안보는 취수장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위까지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한강 강천보·여주보, 낙동강 칠곡보는 추후 개방을 검토할 예정이다.

금강·영산강에 위치한 5개 보는 연말까지 개방과 모니터링을 진행, 올해 말 4대강 조사평가단에서 처리계획을 발표키로 했다. 이후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여론수렴을 거친 뒤 계획을 확정한다. 제한적으로 개방됐던 한강·낙동강 보는 용수공급대책을 보강하고, 수질 등 변화를 지켜보면서 단계적으로 보 개방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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