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더불어사는사람들과 믿음과 희망을 나누세요


글 황광석(자치와협동 편집주간) ㅣ 사진 (사)더불어사는사람들


어려운 이웃들의 경제자립이 (사)더불어사는사람들(이하 더불어)의 존재이유이다. <더불어> 외에도 취약계층의 경제자립을 지원하는 기관들은 중앙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의 소액신용대출 기관 등 다양한 기관들이 있다. 개인당 지원 액수가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달한다. 그런데 <더불어>는 겨우 100만 원이 1인당 최대 대출 한도이며, 대부분은 삼사십만 원 정도를 대출하는데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박한 상황에 처한 서민들에게는 접근 가능한 한 줄기 희망이요 커다란 위안이 되고 있다.

(사)더불어사는사람들이 주관한 2015년도 협동조합 맞춤형 아카데미 임원 및 실무교육과정

보증이나 담보보다 더 소중한 믿음

<더불어>는 ‘3무대출’을 한다. 무이자, 무보증, 무담보이다. <더불어> 대출담당자와 전화상담 후 직접 작성한 착한대출약정서와 주민등록초본만 제출하면 상담약정한 금액이 본인 통장으로 입금된다.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리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진정성 있게 설명하면 된다. 그리고 1년 동안 나눠서 갚으면 된다. 제도 금융권의 입장에서 보면 허술하기 짝이없는 대출시스템이다.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켜 대출기금이 금방 바닥을 드러낼 것 같다. 하지만 <더불어>의 대출상환율은 놀랍게도 85%에 달하며, 후원회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대출 받았던 사람들이 후원하거나 출자하기도 하여 대출기금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믿음이 보증이나 담보보다 더 소중한 가치로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돈이 아닌 저의 꿈을 응원해준'더불어사는사람들’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훗날 꼭 멋진 사람이 되어 베풀고, 도울 줄 아는 꿈꾸는 청년이 되겠습니다.” (2013.12.24 대출후기)

“남들이 생각할 때 그리 큰돈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저에게는 아주 소중한 돈이었습니다. 단지 돈만 빌려주시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저를 도와주려고 제 이야기, 제 사정을 진심으로 듣고 진심으로 말씀해주시는 걸 느꼈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도 돈 얘기할까봐 연락을 피하는데 세상에 작지만 진심으로 손을 내밀어주는 ‘더불어사는사람들’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됐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9.09 <더불어> 홈페이지 대출후기에서 인용)

 

후원금 + 상환금 + 출자금 : NGO + 신협 모델

<더불어>의 이창호 상임대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년 동안 5백여 건, 약 2억3천만 원을 대출하였는데, 대출기금의 재원은 후원금과 상환금에다 출자금으로 구성된다. 대출 받은 서민들이 상환을 하고나서 감사의 보답으로 후원을 하거나 출자하기도 한다. 출자금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으니 일종의 저축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그 출자금은 자기처럼 어려운 다른 사람들을 위한 대출기금으로 활용되니 자연히 남을 돕는 게 된다.

그래서 <더불어>는 후원금을 받아 취약계층에게 대출하는 ‘시민단체 NGO 모델’에다 출자를 통한 ‘신용협동조합 모델’을 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2015년에는 ‘지속가능한 협동조합 만들기’라는 협동조합 맞춤형 아카데미 임직원교육과정을 주관하고 있다. 나눔과 신용과 협동사회를 실현하는 <더불어>의 금융복지 노력이 점점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사)더불어사는사람들 이창호 상임대표

이창호 상임대표는 1970년대에 GM코리아 직장신협과 신협연합회 활동을 하였고 80년대에는 안양바른생협에서 실무자 활동도 하는 등 서민금융과 협동조합 현장 활동을 통해 다져온 남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서민 신용사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그는 엉뚱하게도 이렇게 답했다. “공적자금 3천억 원으로 신용불량자 중 신용회복 의지가 있는 사람들 1백만 명에게 30만 원씩 대출하여 주는 겁니다. 그리하여 상환을 성실하게 이행한 사람들에게는 일반 은행권 대출이 가능하도록 신용등급을 올려주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취약계층일수록 신용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좀처럼 신용회복이 어려운 사회입니다. 30만원은 상징적인 금액에 불과할 수 있지만 30만원도 없어서 삶의 의지를 꺾어야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소중한 금액입니다. 사실 돈보다도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나를 믿고 도와주는 곳이 있구나.’하는 믿음이니까요.”

 

‘믿음’은 가장 소중한 ‘사회적 자본’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다시 재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자구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자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연대와 협력체계의 뒷받침이 요구된다. 요즘 ‘사회적 경제’가 ‘전통적 복지’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까닭이다. 그런데 스스로의 노력을 촉발하고 사회연대와 협력체계가 정착되게 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사회 저변에 깔려있어야 한다. 전통적 복지가 ‘도와주면 자활하겠지’라는 일방향적인 지원에 그쳤다고 한다면, 사회적 경제는 ‘스스로 돕고 서로 돕는’ 쌍방향적 믿음과 능동적 활력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더불어사는사람들 제 5차 정기총회

그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자도 없는’ 3무대출을 하는 (사)더불어사는사람들은 가진 것 없고 내세울 자존심마저 의욕상실한 사람들에게 적은 돈이지만 커다란 믿음이라는 가장 소중한 ‘사회적 자본’을 나누고 키우고 있는 것이다.

“전세임대에 당첨되고도 보증금할 돈, 이사할 돈이 모자라 고민하다가 이번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십 초반 사업에 실패하고 근 십 년 가까이... 어려워진 생활보다 더 아픈 것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을 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4.07.01 대출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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