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이정훈기자] 세계교역 환경 변화로 수출 둔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적정 수준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성장전략의 전환이 필요함을 주장하는 보고서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 장지상)은 11일 발표한 ‘수출주도형 성장, 지속가능한가 : 글로벌 교역 둔화 시대의 성장전략’ 보고서에서 세계 교역환경을 고려할 때 수출의 저성장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경제는 경제개발 이후 40여년간 수출이 GDP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성장의 엔진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실질 수출증가율은 이전 기간의 1/5수준으로 낮아졌고 특히 2014~2017년간은 통계작성 이후 최초로 4년 연속 수출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낮았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 저성장 추세는 세계교역 둔화의 결과로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한국경제가 적정 수준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비 활성화를 통해 수출의 성장기여 하락을 보전하는 방향으로의 구조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비주도의 성장은 국민 후생과 보다 직결되고 좀 더 포용적·균형적인 성장을 낳을 것”이라며 “소비 활성화를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는 그동안 수출이 GDP보다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전체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을 견지해 왔지만, 최근 세계 교역둔화와 더불어 2014년경 이후 수출증가세가 크게 낮아지면서 수출주도형 성장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수출 부진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며 글로벌 교역 둔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 세계교역 증가율은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약 2배 높았으나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성장률과 같은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교역 둔화는 구조적 변화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세계교역 및 우리 수출의 부진은 향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따라 수출주도형 성장이 지속 가능하더라도 수출의 성장기여율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향후 한국 수출이 IMF의 세계교역 증가율 전망치 수준(2019~23년간 연평균 3.9%)의 증가 추세를 유지한다면 수출의 성장 견인역할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큰 폭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非수출부문의 성장기여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산업연구원은 수출증가율 가정하에서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非수출부문의 성장기여율이 13%p 내외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민간소비 활성화를 통해 소비가 수출과 더불어 성장견인 역할을 나누어 맡는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경제구조에 비추어 투자주도의 성장은 실현 가능성이나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소비의 활성화를 통해 수출의 성장기여 하락을 보전하는 방향으로의 구조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전임 정부는 주택투자 부양을 통해 수출부진을 보전하는 전략을 취했으나 이는 부동산 경기과열, 가계부채 급증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우리나라는 민간소비/GDP 비율이 OECD내에서 가장 낮은 국가에 속하고 경상수지도 대규모 흑자 기조를 지속중이라는 점에서 소비 확대의 여지가 많은 편이다.

산업연구원은 소비주도의 성장은 국민 후생과 보다 직결되고 좀 더 포용적·균형적인 성장을 낳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같은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우리나라 민간소비는 GDP 성장률을 상당 폭 하회하는 낮은 증가세를 장기간 지속하면서 상대적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2000~18년간 민간소비 증가율은 GDP 성장률보다 연평균 0.8%p 낮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같은 소비 저성장 구조를 타파하고 소비가 성장을 견인하는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