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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건설&CEO] 현대산업개발의 '모빌리티 그룹'…"꿈이었나?"
[2020 건설&CEO] 현대산업개발의 '모빌리티 그룹'…"꿈이었나?"
  • 김영배 기자 (youngboy@daum.net)
  • 승인 2020.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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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결국 무산…계약금 반환소송 남아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172억원…작년보다 6.7% 늘어
주택공급 목표에 못미치고 도시정비사업 수주도 부진
광운대역세권 등 본격화되는 복합개발사업에 기대 커

2020년 경자년 한 해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남아 있는 시간이 한 달 남짓이다. 새해벽두 터진 코로나19로 건설업계 역시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성적표'라는 냉엄한 현실이 있다. 3분기까지 발표된 실적을 바탕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건설사들의 올해 실적을 중간 점검 해보면서 향후 CEO(최고경영자)의 거취도 예상해본다. [편집자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올해 최대 이슈는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아시아나항공 인수였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인수 작업이 무산되면서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꿈을 접고 주력인 주택 등 건설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현산은 올해 3분기 매출 8125억원, 영업이익 13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1.4% 증가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2조7760억원, 영업이익 417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7% 늘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전반적으로 건설업계 수익성이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양호한 성적이다.

다만,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주택공급과 부진한 신규 수주는 많이 아쉬운 대목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도시정비사업물량 1만327가구 등 2만175가구 공급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까지 분양실적은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신규 수주 역시 3분기 누적 2조1300억원 수준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저조하고,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역시 부진한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현산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정비사업에서도 강점을 보였지만 올해는 이렇다할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수주전에 뛰어들며 수주를 자신했던 9000억원 규모의 부산 대연8구역을 경쟁사인 포스코건설에 빼앗긴 것이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산이 목표로 하고 있는 부동산 종합 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의 변신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조 단위의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비롯해 공릉역세권 개발사업, 용산 철도병원 부지개발사업 등이 내년에는 착공이 가능할 정도로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 노원구 일대 15만㎡ 부지에 최고 46층 14개동, 주상복합건물과 호텔·업무시설 등을 짓는 사업으로 총사업비가 2조5000억원 규모이다. 지난 2017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서울시와 개발 마스터플랜 및 공공기여방안 등을 두고 사전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연내 건축허가를 받고 내년 6월 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공릉 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시의 역세권 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라 시범사업 1호로 선정된 곳이다. 얼마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으며, 내년 2분기 중 착공·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은 용산 옛 철도병원이 포함된 한강로3가 65-154번지 일대 1만948㎡ 부지에 용산근현대사박물관을 짓는 사업이다. 현산은 지난해 8월 땅 소유주인 한국철도공사와 개발사업 협약을 체결했고, 용산철도병원 본관을 박물관 등으로 리노베이션해 용산구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부지를 주거복합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 30년 '현산맨' 권순호 사장, 아시아나 악재에도 연임 가능성

이에 따라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순호(57) 사장도 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충북 청주 출신인 권 사장은 우신고와 성균관대(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했다. 30년 넘게 현대산업개발을 지키고 있는 '현산맨'이자 '건설맨'이다. 2018년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HDC현대산업개발에서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 전무를 맡다가,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권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두 가지다. 주력인 주택 등 건설사업에서 성과가 있었고,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복합개발사업 진두지휘를 위해서도 정몽규 회장이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산으로 모빌리티그룹으로의 도약의 꿈은 일단 접어둔 만큼, 확실한 디벨로퍼의 입지를 구축해야 하는 숙제 해결을 위해서도 김 사장 재발탁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건설업계에서는 드물게 '50대 CEO'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도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서울 용산구에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과 관련해 앞으로 있을 금호산업과의 소송전은 여전히 골칫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현산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보통주(신주)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을 3228억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M&A)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에 각각 2177억과 323억원 등 총 2500억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기업결합승인 절차를 밟고, 아시아나항공에 실사단을 파견하는 등 인수작업에 속도를 내는 듯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도 어려움에 처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물론, 채권단인 산업은행 등의 거듭된 인수 요구에도 현산이 인수를 마무리 짓지 않자, 8월에는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이 마지막 담판을 짓는 자리가 마련됐지만 결국 '딜'은 깨지고 말았다.

하지만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아시아나항공을 국적 제1항공사인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인수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또 다시 바뀌고 있다.

현산이 손익계산을 통해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했겠지만 대한항공 인수 후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고 나아가 이익이 나올 경우,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일이 있어도 인수할 것"이라고 했다가 막판 딜을 깬 것 자체가 시장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당장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제기한 2500억원 규모 계약금 소송에 집중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최근 현산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계약금 몰취 소송을 냈다. 질권(담보) 설정으로 묶여있는 계약금 2500억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으로, 현산이 패소하면 계약금을 모두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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