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홈플러스 노사 '살얼음판'
MBK·홈플러스 노사 '살얼음판'
  • 김세헌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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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여성노동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운영사 MBK파트너스의 주요 점포 폐점 매각을 규탄하며 집단삭발식을 진행했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운영사 MBK파트너스의 주요 점포 폐점 매각을 규탄하며 집단삭발식을 진행했다.

홈플러스 노조원들이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폐점·매각 시도 중단과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오는 19일 하루 동안 전 조합원이 참가하는 파업을 벌인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 50여명은 16일 오후 청계천 광통교 인근에서 홈플러스 폐점매각 중단과 고용안정 보장, 투기자본 규제법 제정을 촉구하며 2차 집단삭발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노조 대표자들과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마트노조 조합원 300여명이 함께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 근처 청계천 광통교에서 진행한 2차 집단삭발식은 지난달 5월 13일 1차 집단삭발식에 이은 것으로, 전국 매장에서 근무하는 여성조합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현재 홈플러스 노사는 폐점매각 문제로 작년에 시작한 임단협 교섭을 아직도 마무리짓지 못한 채 극한 대립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은 지난해부터 홈플러스 140개 매장 가운데 매출 최상위 매장을 중심으로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전국 매출 최상위권인 안산점과 부산지역 매출 1위 가야점을 필두로 대전둔산점과 홈플러스 1호 매장인 대구점까지 현재 폐점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매장은 4곳이고, 대전탄방점은 올해 2월 말로 폐점이 완료된 상황이다. 이 외에 몇몇 알짜매장들이 계속해서 추가 폐점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벌어들인 매각대금 총 3조 5000억원 가운데 작년 1년 동안 4개 매장(안산점, 둔산점, 탄방점, 대구점) 매각으로 벌어들인 매각대금만 1조 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2차 집단삭발식에 참가한 이들은 “지난달 13일 위원장과 지역본부장 11명이 삭발하는 모습을 보며 MBK에 대한 분노와 동료들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속상함으로 가슴이 미어졌다”며 “현장에서 근무하는 여성노동자들인 우리는 반드시 홈플러스를 지키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한달만에 또 다시 삭발을 결심하고 거리로 나섰다”고 밝혔다.

아울러 “머리카락마저 내놓은 우리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며 “악질투기자본 MBK가 홈플러스를 더 이상 산산조각내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걸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단주가 엉망인데 감독 바꾼다고 팀이 나아지냐”며 “이제훈 신임사장이 왔지만 홈플러스 상황은 하나도 개서된 게 없다. 투기자본 MBK가 홈플러스 대주주로 있는 한 홈플러스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디타워 MBK 앞에서 운영사 MBK파트너스의 주요 점포 폐점 매각을 규탄하며 집단삭발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들이 지난달 13일 서울 광화문 디타워 MBK 앞에서 운영사 MBK파트너스의 주요 점포 폐점 매각을 규탄하며 집단삭발을 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난 4일 발표된 2020년도 홈플러스 실적결과에 대해 “2019년에 3억원이던 유형자산처분이익이 2020년에 6260억원으로 늘어났고, 부채총액은 전년 대비 6927억원 줄어들었다”며 “MBK와 경영진이 이번에도 매각대금을 MBK 차입금을 갚는데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매각대금을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겠다던 MBK의 약속은 거짓말로 들통났다”며 “투자는커녕 이익금이 통째로 MBK 투자금 회수로 빠져나간 탓에 영업경쟁력은 떨어지고 부실한 매장관리로 고객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MBK로 인해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기업 2위 타이틀이 흔들리고 산산조각날 위기”라고 했다.

노조는 이번 집단삭발식을 계기로 MBK와의 투쟁수위를 한층 높인다는 방침이다. 우선 16일 광화문 MBK 본사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투쟁이 끝날 때까지 무기한 끝장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장을 반(反)MBK 투쟁거점으로 삼아 투쟁강도를 높이고 다음달부터 두달동안 전조합원 상경투쟁을 진행한다.

오는 19일엔 전국 매장에서 전조합원 파업대회를 열고 하루파업을 진행한다. 폐점매각 중단과 고용안정 보장, 임단협 타결을 주요 요구로 내걸고 진행하는 이번 파업에는 노동조합 소속 80여개 지회, 3천5백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노조는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원만한 교섭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이제훈 신임사장의 한달간의 행보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 신임사장이 취임한 지 한달가량 지났지만 폐점매각 중단과 고용보장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은 아무 것도 없고 경영진의 입장과 태도 역시 전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MBK의 꼭두각시가 아니라 회사와 직원을 위한 사장이 되어 달라’던 직원들의 기대는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다음달부터는 마트노조, 민주노총 등과 함께 투기자본 규제법 제정과 구조조정 저지투쟁에 박차를 가한다.

다음달 3일 마트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마트노동자 전체 차원으로 구조조정 저지, 투기자본 규제법 제정투쟁을 본격화하고, 11월 민주노총 총파업과 연계해 투기자본 규제를 범국민적 투쟁으로 부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노동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손잡고 미국의 약탈금지법과 같은 투기자본 규제법 제정운동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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