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홈, 특별공급서 소진율 '0'…줍줍도 미달사태 불가피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현장 모습. 서→동 구도로써 촬영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현장 모습. 서→동 구도로써 촬영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대구=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어떤 사유로 요즘 시기에 대구 동구의 기존 동네에 작은 아파트 단지를 짓고 분양을 하나 싶어요. 요즘 대구 동구 아파트 신규분양 진행하는 족족 건설사의 입장에서 좋다고 보기 힘든 결과 나오는데 말이지요. 게다가 2개동에 142가구 소규모에 브랜드 인지도마저 낮지요. 꼭 사려 하면 청약통장을 쓰지 않는 무순위청약 때나 기회 잘 노려보세요." (율하동 Y모 공인중개업소 대표)

"지금 사는 집이 매우 낡아서 청약을 통해 새 집에 이사를 가볼까 하는 마음 갖고 여기 왔어요. 그런데 대구 동구는 듣던대로 새 집 구하기가 어렵지 않은 곳인 데요.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에 청약하지 않더라도, 안심뉴타운에서 근래 분양했던 아파트 단지 다수가 아직까지 분양 끝나지 않아 동호수 지정분양이 가능한 데가 많네요. 안심과 반야월 일대 집을 사는 것이 맞나 싶기도 합니다." (청약의향자 L모 씨)

올해 대구 주택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와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만촌역 주변에서 분양했던 아파트('힐스테이트 만촌역', '만촌역 태왕 THE아너스')처럼 입지 등의 여건이 좋다면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으며 분양을 성황리에 마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일반분양 1순위는 커녕 2순위를 통해서도 분양을 모두 마치지 못해 무순위청약 절차(일명 '줍줍')를 거친다. 대구는 동구에 이런 아파트 단지가 많다.

안심뉴타운과 반야월로 건너로 가까우며 반야월시장의 인근에 있는 대구 동구 신기동 160-14번지와 일원에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가 공급된다. 극동건설(시공사)과 상동에이치디에스(시행위탁사) 그리고 하나자산신탁(시행수탁사)에서 건설할 이 아파트 단지는 지하 3층-지상 18층, 총 2개 동, 142가구(전용면적 64-84㎡)의 규모이며, 2023년 9월 준공될 예정이고 같은 해 11월 입주한다. 

이 단지는 지역 중개업계의 평가대로 특별공급에서 소진율이 '0(제로)'다. 일반공급 청약에서 대거 미달사태를 알리는 적신호다.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전철역인 반야월역 인근에 마련된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견본주택. (사진=이준혁 기자)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전철역인 반야월역 인근에 마련된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견본주택. (사진=이준혁 기자)

◇줍줍사태에 미분양 양산 '대구 동구' 내 분양

요즈음 대구에서 공급되는 대다수 아파트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접수 결과는 건설사에게 좋다고 보기 어렵다. 일반공급 기준으로 1순위 절차를 통해 마무리되지 않고 심지어 2순위 절차까지 거치고도 아파트의 분양을 다 못 끝냈기 때문이다. 계약률이 100%가 아니라는 차원을 너머서 '청약접수를 마친 이후에 미분양 상태인 경우'가 적잖은 것이다. 일종의 '악성미분양'만 아니면 다행인 경우다.

대구 동구의 신규 분양은 특히 심각하다. 교통이 편리한 동대구역 주변의 단지는 그나마 양호하다. '동대구역 엘크루 에비뉴원'(191가구)과 '동대구역 골드클래스'(329가구)는 일반공급 2순위 종료로 청약접수를 마쳤다. 문제는 안심권 단지다.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1단지(745가구) 및 2단지(568가구), '대구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759가구), '호반써밋 이스텔라'(315가구)는 일반공급 2순위 절차로도 분양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정규 청약접수 절차로 분양을 마쳤어도 당첨자 확인을 거치면서 무효 조치된 경우도 적잖고, 정상적 당첨자여도 계약포기한 경우도 있다. 결국 대구 동구에 공급되는 올해 신규 분양 아파트는 모조리 무순위청약(일명 '줍줍') 절차를 거쳤고, 일부는 그 절차를 통해서도 분양을 다 끝내지 못해 즉시계약 형태로 동호수 지정계약 절차를 한다.

시내권과 안심권의 차이는 '줍줍'에서 갈린다. '동대구역 엘크루 에비뉴원'과 '동대구역 골드클래스'는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자 사람들이 몰려들며 많은 평면이 성황리에 분양을 마쳤다. 반면 '대구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와 '호반써밋 이스텔라'는 줍줍 절차를 통해서도 물량이 많이 남았고, 미분양 물량을 떨어내기 위해서 전방위로 노력을 하고 있다. 3월 모집공고 낸 아파트가 5달 지나도 견본주택 폐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견본주택 방문자 다수도 이 점에서 고민이 시작된다. 반야월역(대구1호선) 인근에 있는 견본주택을 가려고 반야월역서 내려 출구로 나오면, 안심뉴타운과 경산 하양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견본주택이 동호수를 지정해 즉시계약 가능하다며 홍보하고 있거나, 타지에 견본주택을 지은 안심뉴타운 아파트 중의 한 곳은 인근 건물에 '동호지정 계약중'을 표기한 대형 현수막을 부착했다.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아파트 거주 어린이가 다닐 초교인 율하초등학교. (사진=이준혁 기자)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아파트 거주 어린이가 다닐 초교인 율하초등학교. (사진=이준혁 기자)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생활은 편리

침체된 대구 동구의 아파트 분양시장과 별개로 이번에 분양 진행할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아파트는 거주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하지는 못해도 살기에 여러모로 편한 점이 많다. 생활에 당장 필요한 웬만한 시설과 상점이 단지 주변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대구에 오래 산 많은 사람은 '반야월'과 '안심'이란 이름을 통해서 '옛날 동네' 느낌을 품는다. 40년이 지난 요즘도, 지역의 장년층과 노년층 일부는 1981년 대구에 편입되기 이전의 '경산군 안심읍' 시절의 노후 지역의 옛모습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오랜 세월이 지나며 많은 모습이 달라졌지만 말이다.

안심권에서 과거 모습과는 크게 탈바꿈한 곳은 국가주도의 혁신도시가 들어선 신서혁신도시 일대와 안심뉴타운 그리고 율하지구 등이다. 연탄공장 위주로 운영된 안심연료단지 일대를 완벽히 철거하고 개발한 안심뉴타운 일대와, 택지지구로 개발되고 일부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 시설로써 사용된 율하지구 일대는, '기존 시설을 싹 밀고 개발한' 택지다. 과거 농지가 다수던 신서혁신도시 일대는 국가가 직접 관할해서 손쉽게 개발됐다. 그렇기에 예전의 '안심' 느낌을 생각하면 오산일 정도로 매우 깔끔한 동네다.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가 들어설 곳은 옛부터 마을이 있던 곳으로, 구획이 깔끔하게 정리된 동네는 아니다. 지금도 현장 주변을 둘러보면 '꽤 오래 전부터 사람이 살던 곳' 분위기가 풍기는 오랜 연식의 건물이 적잖다. 주택의 경우 단독주택은 찾기 어렵고, 곳곳에 다세대-다가구 형태의 건물이 보인다.

하지만 그렇기에 기존 생활 인프라가 적잖다. 단지 남서쪽 식자재마트는 대기업 직영 슈퍼슈퍼마켓(SSM) 규모 건물에서 거의 모든 생필품을 판다. 낡은 동네와 비행기 소음 등으로 집값이 싸서 신혼부부나 영유아 연령대의 자녀 키우는 가족이 많은 동네답게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서 어린이집 10곳이 운영 중이다. 걸어서 300여m 거리의 안심근린공원 주변엔 여러 형태 병의원(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치과, 한의원)이 운영된다. '학원가(街)' 소리 들을 정도는 아니나 학원도 적잖게 있다.

반야월로에는 반월당, 동대구역, 두류동, 성서, 칠곡(대구강북), 하양, 영천, 경산 시내, 영남대 등 주변의 여러 곳을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이 많다. 안심로에는 대구 도시철도 1호선이 운행되며 근접 지하철역은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아파트 이름에 포함된 신기역이다. 역과 아파트는 도보 700m 정도의 거리다.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와 도보 600m 정도 거리에 위치한 신기역. 대구도시철도 1호선의 역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와 도보 600m 정도 거리에 위치한 신기역. 대구도시철도 1호선의 역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84㎡형 4억원 초중반…안심뉴타운 곁불 기대난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와 정규 청약접수를 통한 분양의 성패에 대해서 지역의 모든 공인중개사 말은 일치한다. "대규모로 체계적 형태의 개발을 진행하는 안심뉴타운조차 분양에서 자기 살 길 찾지 못하는데, 건너편에 있는 기존 동네의 두 동짜리 작은 아파트 단지가 어찌 제대로 잘 분양을 마칠 수가 있겠냐."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대구 동구 주택 부동산 분양시장에 열기가 불지 않는 점도 부정 전망에 한몫 한다.

전술한대로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견본주택과 반야월역 3번출구 사이에는 '대구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 견본주택과 '경산 하양 제일풍경채' 견본주택이 반년이 넘게 그 곳에 있으며, 또한 동대구로에 견본주택을 지은 '호반써밋 이스텔라'는 이 거리에서 초대형 현수막을 붙이며 동호수 지정계약 가능을 홍보한다.

아직 분양되지 않은 '동호수(棟號數) 지정 가능한 집'이 어떤 집인지는 알지 못하나, 청약통장 쓰지 않고도 큰 규모의 주변 아파트에 집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청약접수의 매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지난 2일 진행돼 발표된 특별공급 결과가 청약자 0명 기록였던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작용했다.

청약접수 때는 인기가 거의 없었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며 인기가 커지는 경우도 이따금 있다.

그렇다면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는 오랜 시간일 지라도 시간 지난 후에 다수의 선호를 받는 곳이 될까. 안타깝지만 지역에서는 쉽지 않다고 본다. "동구를 포함한 대구 전체의 청약 광풍이 다시 불면서, 안심뉴타운 미분양 물량이 소진된다면, 일말의 기대를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 공인중개사가 소수 있긴 했다. 

율하동 D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번에 분양할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는 지금 안심뉴타운도 아직 분양이 끝나지 않았는데 미분양이 극심한 지역에 기름 붓는 형태"라면서 "이 지역에 2년 후 입주를 생각하며 새 집 구하려고 한다면, 굳이 청약통장 쓰지 말고 '줍줍' 때에 가서 계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까운 청약통장을 굳이 이 아파트 분양받겠다 쓰는 것, 아깝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신서동 S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서혁신도시나 율하지구면 최고이고 동호지구 근처였어도 꽤 작은 희망이 생겼을 것 같다. 그런데 안심뉴타운 근처면 정말 길게 봐야 한다."면서 "부동산은 돌고 돈다. 안심뉴타운도 오랜 시간이 지나 언젠가 빛을 보기는 볼 것이다. 혁신도시 가깝고 교통 좋은 데라 훗날에 가능하다. 다만 길게 볼 각오 하고, 아까운 청약통장 쓰지 않길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주택형 및 분양가. (정리=이준혁 기자)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 주택형 및 분양가. (정리=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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