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미국법인의 길어지는 그림자

콜마, 비전 제시 못해…윤동한 회장 ‘복귀’ 탄력 받을까

16일 2년 3개월 만에 복귀를 선언해 주목받는 한국콜라 윤동한 회장(제공=한국콜마)
16일 2년 3개월 만에 복귀를 선언해 주목받는 한국콜라 윤동한 회장(제공=한국콜마)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표 화장품주식들이 코로나19 상황 속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이들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이른바 대표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주식인 코스맥스, 콜마 등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코스피가 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K-뷰티의 상비군이라 할 수 있는 대표 ODM주 코스맥스와 콜마는 각각 -1.88%와 -1.75%를 기록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코스맥스 주가는 위드코로나 시작을 앞두고 기대감으로 10월 중순 13만원 중반대까지 올랐으나, 이후 실적에 대한 추정이 나빠지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지난 10일 장중 실망스런 실적을 내놓자 끝없는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맥스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950억 원(+23.2% YoY), 영업이익 250억 원(+79.7% YoY)등 외견상 나쁘지 않은 듯한 실적을 보였으나 연결순이익 -18억 원으로 적자전환하며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뜨렸다.

코스맥스의 가장 큰 문제는 선전하고 있는 중국이나 한국 법인이 아니라 미국법인이다. 현지 시장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초기 진출지역 선정에 실패했다는 것이 안팎의 의견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K-뷰티의 힘을 기대하고 에스띠로더 등 글로벌 화장품기업이 있는 동부로 과감히 진출했으나 막상 피부에 직접 적용하는 화장품의 특성상 문화적 차이가 있었음을 간과했다”며 “이후 전략을 수정해 본거지를 다양한 인종이 혼재된 서부로 옮기고 있으나 영업권 잔여 미상각 금액들을 계속 인식해가는 과정에서 수익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도 관련 악재는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어서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목표가를 하향하고 나섰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 수주환경 개선에 따른 매출과 이익단 동반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2022년 미국법인 손익 보수적 가정에 따라 기존 목표주가 17만5000원을 16만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법인 영업권 잔여 미상각금액을 4분기에 일시 반영할 경우 영업외이익 -300억 원 계상을 추정한다”며 불씨가 아직 남아있음을 예고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코스맥스가 이미 작년 한차례 빅베스(Big Bath, 회계상 부정적 이슈를 한꺼번에 반영)를 하면서 더 이상 악재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며, “위드코로나 개막과 함께 승승장구하기 보단 아직도 미국법인 진출 전략 실패에 따른 그림자가 드리워져 업계 전체로도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ODM업계의 또 다른 강자 콜마는 확실한 거래선을 잡지 못해 성장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며 역시 주가가 미끌어지고 있다.

15일 실적 공시에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27.78억 원(-32.39% YoY), 순이익 68.81억 원(-56.93% YoY)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자, 지난 6월 초 6만원 대를 기록했던 한국콜마 주가는 5개월 연속 특별한 모멘텀 없이 계속 주가가 흐르다 16일 4만2200원으로 마쳤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높은 내수의존도와 계속되는 해외사업 적자 모두 불편하다”며, “주가는 상당기간 부진할 전망”임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지난 달 6만 원에서 5만2000 원으로 낮췄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9년 8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경영 복귀를 선언해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한국콜마홀딩스는 금감원 전자공시를 통해 “윤동한 회장을 15일자로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했다”고 알렸다. 등기는 아니나 그룹 회장으로서 공식 복귀를 알린 셈이다.

2019년 당시 윤 회장은 현 정부를 비판하는 보수 성향 막말 유튜브 영상을 직원회의에서 틀었다가 논란에 휩싸이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회사 측은 윤 회장이 계열사 전반의 미래사업과 글로벌전략 지원에 나설 것으로 밝히고 있어 방향을 잃은 콜마 주가를 되돌릴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이는 상황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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