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은 재벌가 사람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적극 소통하는 회장님도 있다지만, 대부분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접근이 쉽지 않아 신비롭기 때문일까요. 재벌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인기 연예인 못지않습니다. 그래서 '부자만담'을 준비했습니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사는 집, 입는 옷, 먹는 음식, 타는 차 등 재벌 혹은 재계 유명 인사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를 발굴해 나눠보겠습니다. <편집자주>

지난 24일 오후 미국 출장을 마친 뒤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오후 미국 출장을 마친 뒤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최고 기업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산다. 지난 1998년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결혼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살다 2003년 지금의 자택을 수리해 이사했다. 임 부회장과는 2009년 합의 이혼했다. 

이 부회장이 한남동으로 이사하기 전 살았던 이태원동 토지와 단독주택은 이 부회장이 1992년 사들인 땅이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경영대학원(MBA) 유학을 준비하던 시절이다.

재밌는 것은 이 부회장의 당시 주소가 한남동이나 이태원동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연희한양아파트(현재 DMC한양아파트) 전용면적 116㎡에 살고 있었다.

연희한양아파트는 1987년 ㈜한양 660가구 규모로 지은 아파트다. 지금은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할 정도로 낡았지만, 이 부회장이 살 때는 인근 지역에서 가장 좋은 단지 중 하나였다.

특히, 이 부회장이 살던 전용 116㎡은 단지에서 가장 큰 면적이었다. 1990년대 초반 기준시가는 1억5000만~1억7400만원, 대기업 대졸 초임 연봉이 1200~1500만원 정도 하던 시절이었다. 지금 시세는 14억원 정도한다. 

이 부회장이 지금껏 해당 주택을 보유했다면 투자 수익률이 제법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해당 주택을 보유하지 않았다. 전세나 월세 형태로 세 들어 살았다는 얘기다. 

1990년 초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소로 등록된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연희한양아파트(현 DMC한양) 단지 모습. /사진=스트레이트뉴스
1990년 초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소로 등록된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연희한양아파트(현 DMC한양) 단지 모습. /사진=스트레이트뉴스

삼성가 외아들로 부유하게 자랐을 이 부회장은 왜 보통 사람이 사는 서대문구 아파트에 살았을까. 

이 부회장이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일본 유학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가 실제로 연희한양아파트에 살았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삼성전자 입사나 유학 준비 과정에서 신분 노출을 최소화하는 등의 목적으로 주소만 옮겨놓았을 수 있다. 

연희한양 주변 부동산 관계자도 "이 부회장이 이곳에 살았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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