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담대 3.26% 약 3년만에 최고…기준금리 인상 추가 반영 가능성

신용대출금리 4.62%...약 2년 반만에 최고…은행 가계대출 관리의 부작용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제공=연합뉴스)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제공=연합뉴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3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내년 초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대두돼 가계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만 골몰한 나머지 서민 고통에는 눈감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26%로 한달 만에 0.25%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금리도 4.62%로 동 기간 0.47%p 올랐다.

양 금리의 지표금리가 되는 코픽스, 은행채 금리 등이 오른데다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줄이면서 금리 전체가 우상향을 나타낸 결과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3.26%는 지난 2018년 11월(3,28%)이후 최고, 신용대출 금리 4.62%는 지난 2019년 3월(4.63%)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런 가운데 신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전월 21.4%보다 0.7%p 낮아진 20.7%를 기록해 가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신용자 대출이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에 막혀 어려워지자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중저신용고객 총 대출액은 2208억 원이었지만, 올 들어 같은 기산 대출액은 상반기에만 2568억 원, 7~10월 2082억 원 등 합계 46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뱅크도 올 3분기(7~9월)에만 자체신용으로 중저신용 고객에게 6797억원을 신규 공급하며 고객대출 잔액에서 중저신용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7월(10.9%), 8월(12.3%), 9월(13.4%), 10월(14.6%)까지 올라왔다.

인터넷은행들이 숙제로 주어진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가계 뿐 아니라 기업도 금리 부담이 늘기는 마찬가지다.

대기업 대출 금리가 2.67%로 0.03%p,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3.14%로 0.09%p 올라 가계와 기업의 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 대출금리 평균은 9월보다 0.11% p 높은 3.07%로 집계됐다.

여신 금리와 함께 수신 금리도 상승했다.

저축성 예금 금리 평균은 연 1.29%로 0.12%p 상승해 2020년 2월(1.43%)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수신과 여신의 차이는 1.78%p로 전월 대비 0.01%p 줄어들었으나 신규 취급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 보면 예대마진 또한 0.02%p 확대된 결과를 보였다.

다만 이는 10월 까지의 통계로 전일 단행된 기준금리 0.25%p가 반영되면 평균 금리는 더욱 높은 수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데 있다. 25일 금통위 이후 밝힌 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총리는 내년 초 한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연 1.00%로 인상된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며, 내년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채권시장은 이러한 기조를 선반영해 시장금리를 과도하게 반영했던 탓에 26일 국고채 금리가 오히려 큰 폭 하락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0bp 하락한 연 1.863%를, 10년물 금리는 9.3bp 내린 연 2.225%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채권본부장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금리시장이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며 개인들만 고통을 받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을 공급이 아닌 금리로 잡을 수 있다는 고집을 버리지 않는 한 이와 같은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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