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진수된 인도 해군의 스코르펜급 잠수함. 프랑스 나발그룹이 인도 국영 조선사 마자그온 독스(MDL)과 현지에서 건조했다. /사진=나발그룹
지난달 진수된 인도 해군의 스코르펜급 잠수함. 프랑스 나발그룹이 인도 국영 조선사 마자그온 독스(MDL)과 현지에서 건조했다. /사진=나발그룹

4300억루피(약 7조원) 규모 인도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인도 해군의 무리한 요구로 주요 사업 참여자가 모두 사업을 포기해서다. 대우조선해양이 남았지만, 사업이 지연되거나 입찰 자체가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나발그룹은 최근 인도 국방부의 차세대 재래식 잠수함 도입 사업인 '프로젝트 75(I)' 2단계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나발그룹은 "인도 해군이 수중 성능이 입증된 연료전지 기반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지만, 프랑스 해군은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조건을 만족하게 할 수 없다"고 했다. 

인도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인도 국영 조선사인 마자그온 독스(MDL)와 민간 방산업체 L&T에 AIP 잠수함 6척을 건조하는 '프로젝트 75(I)' 2단계 사업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MDL과 L&T가 각각 대우조선해양, 스페인 나반티아, 프랑스 나발,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 러시아 로소본엑소퍼트 중 한 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입찰하라는 내용이었다. 

프로젝트 75 계획은 1997년 수립된 것으로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 6척, 재래식 잠수함 18척 등 총 24척의 잠수함을 인도 내에서 건조, 도입하는 계획이다. 재래식 잠수함 6척을 도입하는 1단계 사업은 나발그룹이 MDL과 수주해 지난 2014년 시작됐으며, 지난달 여섯째 잠수함 진수를 마지막으로 사업이 종료됐다. 

대우조선해양이 참여한 사업은 2단계 후속 물량 6척 수주전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중형 잠수함인 'DSME 3000' 모델을 앞세워 수주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독일 등 경쟁자가 모두 사업 참여를 포기하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잠수함 사업에서 지나친 부품 국산화와 기술이전을 요구한 것이 외국 업체의 사업 포기로 이어진 것 같다"며 "사업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아도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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