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7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현대 모터 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법인 정보. /사진=델라웨어주 기업국 
지난 5월 27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현대 모터 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법인 정보. /사진=델라웨어주 기업국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메타플랜트(Metaplant)'를 짓는다.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가상공장으로, 미국 조지아주에 들어설 전기차 전용 공장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27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주에 '현대모터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이하 HMG 메타플랜트)'를 설립했다. HMG 메타플랜트 본사 주소가 현대차 미국 법인인 현대모터아메리카(HMA)와 같은 캘리포니아주 파운턴밸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HMA 산하 법인으로 보인다. 

HMG 메타플랜트가 설립된 것은 지난 5월 21일 현대차그룹이 6조3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공식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과 관련된 법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3일 HMG 메타플랜트 법인을 미국 조지아주에도 등록했다.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은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로 들어선다. 내년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가 실증·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이 적용돼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인간 친화적 설비 등 다양한 제조 신기술이 도입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싱가포르에 있는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메타팩토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율주행, 로봇, AI 등의 첨단 기술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팩토리를 메타버스로 옮긴 개념이다.  메타팩토리를 통해 고도화된 공장 운영과 더불어 제조 혁신까지 추진하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 환경 구축과 실시간 3차원 콘텐츠 개발·운영 플랫폼 기업인 유니티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2'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2'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메타플랜트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메타모빌리티 개념과도 관련이 있다. 메타모빌리티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해 인류의 이동 범위를 가상 공간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다. AI, 자율주행 기술 등의 혁신으로 자동차·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여러 모빌리티(이동수단)가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는 스마트 디바이스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내 미래 신사업 분야 투자를 위한 법인 'HMG글로벌(HMG Global)도 설립하기로 했다. 1일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자본금 1달러로 설립되며, 다음 달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할 예정이다. HMG글로벌 설립을 위해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912억원, 4564억원을 출자한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도 현물 출자할 계획이다. 현물 출자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현대차가 4480억원, 모비스가 2987억원이다. 현물 출자가 완료되면 HMG글로벌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HMG글로벌 설립 이후 지분은 현대차 49.5%, 기아 30.5%, 현대모비스 20.5%로 나뉜다. 

현대차그룹이 잇달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 밝힌 총 105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의 후속 조처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조지아 전기차 공장 건설 등을 위한 55억달러 투자 이외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에 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22일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사진=현대차
지난 5월 22일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사진=현대차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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