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국가 경제에 가장 많이 이바지하는 기업집단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은 자산 규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여론이 많았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 등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집단도 국가 경제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인식됐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국가 경제에 가장 많이 이바지하는 기업'에 대해 물은 결과, '삼성그룹'이라고 답한 비율이 58%에 달했다. 2위인 LG그룹(8%)과의 차이가 50%p 이상 벌어졌다. 3위와 4위는 현대자동차그룹(6.4%)과 포스코그룹(3.2%)이 각각 차지했다. 이어 CJ그룹(2.3%), SK그룹(2.3%), 한화그룹(2.2%), GS그룹(1.4%), 롯데그룹(1.2%) 순이었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국가 경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 매출은 약 378조7000억원으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0% 정도였다. LG그룹의 총자산 규모는 약 167조5000억원으로 SK그룹(292조원), 현대차그룹(257조8000억원)보다 훨씬 적었으나 국가 경제 기여 응답은 둘째로 높았다. 

롯데그룹은 자산 순위로는 LG그룹에 이어 5위에 올랐으나,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인식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제의 난' 등의 논란으로 그룹 이미지가 나빠진 점과 제조업이 아닌 유통 중심 사업을 주로 한다는 점이 이번 조사결과에 나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서울(60.2%)과 대전·충청·세종(62.9%) 지역에서 특히 많은 선택을 받았다. 반면, 강원·제주(53.8%), 광주·전라(53.5%)에서는 비교적 낮은 비중을 보였다. 강원·제주 지역에서는 LG그룹(10.9%), 한화그룹(4.8%), CJ그룹(4.7%)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으며, 광주·전라에서는 이례적으로 포스코그룹(5.6%)이 비교적 비중을 차지했다. 

포스코그룹은 경상북도 포항을 기반으로 하지만 전라남도 광양제철소를 운영하고 있어 전남 경제에 많은 이바지를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포항제철소가 있는 대구·경북에서 포스코 비율이 7.5%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LG그룹은 강원·제주 지역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각각 10.9%, 9.5%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그룹은 모든 연령층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8~29세 젊은 층(57.0%)과 60세 이상(63.8%) 고령층에서 높았으나, 30~40대 응답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LG그룹은 60세 이상 고령층 응답률이 5.3%로 가장 낮았다. 50대도 6.1%에 불과했다. 반면, 40대(11.0%), 30대(9.9%)에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한화그룹은 40대에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CJ그룹과 SK그룹은 18~29세 젊은 층 비중이 가장 높았다. CJ그룹은 CJ ENM, CJ CGV 등 젊은 층이 관심이 많은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부문 계열사 때문에 젊은 층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7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면서 젊은 층에 익숙해진 점이 여론조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로고. /사진=뉴스1
삼성 로고. /사진=뉴스1

정치 성향별로는 여당 지지층일수록 삼성그룹을 선택한 비중이 높았다.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삼성그룹을 지지한 비중은 72.1%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선택한 비중(44.4%)보다 훨씬 높았다. 반대로 LG그룹은 여당 지지층 비중이 5.2%에 그쳤으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11%에 달했다. 

진보 성향의 정의당 지지층에서 삼성그룹 비중은 34.5%에 불과했다. 반면, 현대차그룹(11.5%), SK그룹(8.7%), 롯데그룹(7.1%)은 강세를 나타냈다. 무(無)노조 경영 기조의 삼성그룹에 반감을 품은 반면, 강한 노조를 가진 현대차그룹 등에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삼성그룹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고른 선택을 받았다. CJ그룹은 남성보다 여성이 선택한 비중이 높았으며,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은 반대로 여성보다 남성 비중이 훨씬 컸다. 국정평가에서 잘한다고 답한 사람이 삼성그룹을 꼽은 비율은 76.3%에 달했으나, 잘못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삼성 선택 비중은 39.9%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수는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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