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늦은 밤 한국을 찾은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한국 기업인과의 만남을 택했다. 그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권봉석 LG 부회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등 인도네시아와 밀접한 사업 관계를 맺은 기업 경영진과 만나 투자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는 별도로 만나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등 폭넓은 분야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대차의 현지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조코위 대통령과 만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다시 인연을 이으며 더욱 긴민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외국 정상이나 최고위 인사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가장 먼저 기업을 찾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국내 기업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지고,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는 의미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한국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도착하자마자 경기도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도 서울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평택으로 내려와 바이든 대통령을 영접해야 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양국 정상을 반도체 공장 내부를 안내했다.
이달 20일 방한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첫 일정도 한국 기업 방문이었다. 그는 도착 당일 서울 마곡동에 있는 LG화학 연구개발 캠퍼스를 방문해 한미 배터리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손을 흔들며 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의 첨단 기술 경쟁이 심해지면서 국제 관계에서도 기업의 중요성이 커지기 시작했다"며 "투자 유치를 원하는 나라가 여러 기업에 구애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됐다"고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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