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 활성화로 최저가 경쟁 어려워
체험형 매장 재단장·멤버십 강화로 차별화
대형마트 업체들이 이커머스의 성장에 큰 고민에 빠졌다. 쿠팡·네이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형마트보다도 저렴한 상품을 선보이는 가운데 대형마트 업체들이 단순히 최저가 경쟁만으로는 우위에 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줄 수 없는 경험을 소비자에게 줄 수 있도록 체험형 매장으로 재단장하고 멤버십 서비스를 개편하는 등 소비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봄나들이 시즌을 맞아 주요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온·오프라인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준대규모점포 업태에서만 매출 증가가 더뎠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4% 증가한 14조 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점포당 매출은 대형마트(2.5%), 백화점(9.5%), 편의점(1.5%) 등 준대규모점포를 제외한 대부분 업태에서 증가했다. 반면 온라인은 패션·잡화(14.1%), 식품(7.5%)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판매 호조세를 보이면서 매출이 6.1% 증가했다.
봄나들이 시즌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보다는 이커머스(온라인) 중심의 소비가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소비 경향이 신선식품 등 구매가 오프라인보다는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쿠팡과 네이버쇼핑 등이 오프라인 매장보다도 저렴한 제품과 새벽배송·익일배송 등 빠른 배송서비스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이 더더욱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만한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 업체들은 이커머스를 위한 단순한 쇼룸에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대표적인 변화양상은 매장 통폐합이다. 동시에 온라인에서는 줄 수 없는 경험을 소비자에게 줄 수 있도록 체험형 매장으로 재단장에 나서고 있다. 또 소비자를 묶어두기 위한 멤버십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이마트 성수점을 재단장해 개장했다. 이마트 연수점의 특징은 판매 공간을 3800평에서 1600평으로 줄인 대신 그로서리 매장을 기존 1170평에서 1300평으로 확대했다는 점이다. 전문점과 테넌트(임대매장) 규모를 2배 가까이 늘려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이색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마트는 연수점을 비롯해 오는 7월 킨텍스점을 포함해 올해 10개 매장을 미래형 대형마트로 재단장한다는 계획이다. 투자되는 금액은 850억원 수준이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김포공항·청라·부평점 등 10개 매장을 재단장했다.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인 '테이스팅탭'을 마련하고 매장 옥상에 미니 풋살장을 개장하는 등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홈플러스도 신선식품 위주의 ‘메가푸드마켓’ 중심으로 매장 재단장에 나서고 있다. 올해 홈플러스는 운정·야탑·북수원·시화 등 총 4개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재단장해 개장하고 있다. 또 소비자 체험을 늘린 차세대 콘셉트의 점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을 올해 안으로 선보인다는 목표다.
동시에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 '키즈 체험 공간'을 만들며 가족 나들이 공간을 조성했다. 홈플러스 가양점과 마산점에 대형 키즈카페 몬스터파크, 인천논현점에 엔젤크루 어린이 수영장이 들어선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영등포점에 온가족을 위한 체험공간인 고고랜드 롤러스케이트장이 문을 열었다.
편의성을 높이고 실질적인 혜택에 초점을 맞춘 멤버십 개편도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7월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과 SSG닷컴·지마켓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통합한 '신세계 유니버스'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한다. 소비자가 계열사 한 곳에서 멤버십을 가입하면 나머지 계열사에서도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형태다.
또 신세계가 KT, 대항항공과 멤버십 협력을 구축하고 있어 계열사뿐만 아니라 통신사나 항공사에서도 멤버십이나 마일리지 혜택이 제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도 지난 1월부터 오프라인 전용 멤버십 '스노우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되며 온라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포인트는 구매 실적과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6개월 누적 구매액에 따라 등급을 'MVG', 'VIP', '골드', '에이스' 등 4가지로 나누고 있다. 구매 금액에 따라 등급별 각기 다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기존 멤버십이 1년 누적 구매액 기준으로 회원 등급을 산정했다는 것과는 달리 산정 시기가 짧아진 것이 특징이다. 더욱 자주 구매하는 단골이면 포인트 적립률이 높아지는 구조다.
또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홈쇼핑·편의점 등 그룹 계열사에서 이용 가능한 '엘페이 프리미엄’ 멤버십도 운영 중이다. 롯데 간편결제 엘페이를 활용한 유료 멤버십으로 월 3000원 가입비를 내면 결제 금액 5%를 추가 적립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도 오는 6월 멤버십 제도를 개편해 대형마트와 온라인·익스프레스 등에서의 실적을 통합한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통합 등급제'를 선보인다. 홈플러스 새 멤버십은 ‘VIP+’, ‘Gold+’, ‘Silver+’, ‘Family+’의 4개 등급으로 개편된다. 각 등급 혜택을 받기 위해 최근 2개월간 구매 건수와 구매 금액을 충족하면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