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묵 사장의 검증된 영업능력…1H 투자손익 관리는 아쉬움
자산운용부문 박종문 사장, ‘해외대체투자 강화 방향성’ 고민

삼성생명 CEO들. 전영묵 사장(왼쪽)과 자산운용부문 박종문 사장(제공=삼성생명)
삼성생명 CEO들. 전영묵 사장(왼쪽)과 자산운용부문 박종문 사장(제공=삼성생명)

“회사는 본업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삼성생명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면 항상 회사가 보험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부분을 강조한다. 틀리지 않은 말이다.

2분기 삼성생명의 보험이익은 4346억원으로 1분기 대비 약 13.3% 늘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974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6307억원 대비 54.5% 증가한 수치를 시현했다.

실적 공시 이후 회사 관계자는 이를 “신계약 실적 호조에 따른 견조한 보험서비스 손익 개선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도입된 신회계제도(IFRS17) 하에서 신계약 보험서비스마진(CSM)은 핵심 수익성 지표로 떠올랐다. CSM은 보험계약에 따라 향후 얻을 미실현이익으로, 일단 계약시점에는 부채로 인식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계약기간이 경과하며 상각해 이를 이익으로 반영한다. 일단 들어온 보험료는 언젠가 나갈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부채이나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거나 예상보다 적게 나가면 회사에 이익으로 잡히는 개념이다.

이 CSM이 2분기 말 기준 11조9000억원이다. 전년 말(10조7000억원) 대비 약 10.8%나 상승했다. 1분기에 6000억원, 다시 2분기에 6000억원 늘었다. 삼성생명의 영업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삼성생명의 영업력을 ‘크로스체크’할 수 있는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도 2분기 9223억원으로 전년 동기(6744억원) 대비 36.8% 늘었다. 보험료를 연기준으로 환산해 계산한 수치로 보장성 신계약 APE의 경우 2분기에 778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4316억원) 대비 80.4%나 늘었다.

수익성과 더불어 지급여력비율도 강화됐다. 2분기 말 기준 총 자산이 300조60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IFRS17에 따른 지급여력(K-ICS) 비율은 220%를 상회한다. 권고치인 150%를 크게 넘어선다.

하지만 생명보험의 본업을 꼭 보험이익으로만 볼 수는 없다. 공적 부조를 가능케 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보험사에게 보험이익은 물론 중요하지만, 고객 자산을 받아 운용하는 능력 또한 지금처럼 금리가 요동치고 부동산시장의 부침이 심할 때 중요성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 관점에서 상반기 실적에서 삼성생명의 성과를 A학점으로 매기긴 쉽지 않다.

2분기 투자손익은 -3680억원이었다. 전분기 금리 하락 분위기 속 5590억원의 이익이 났던 것에 비하면 변동폭이 작지 않다.

KB증권 강승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금리 하락에 따른 평가이익 1840억원과 퇴직연금 해지 패널티이익 2200억원이 반영됐지만, 2분기에는 보육이원 제고를 위한 채권 교체매매를 통해 2840억원의 처분손실이 인식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에 나타난 높은 투자손익의 변동성은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삼성생명의 이익변동성 확대 우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손익의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삼성생명은 투톱 CEO체제를 가동했다.

2020년부터 지휘봉을 거머쥔 전영묵 사장은 올해 연임을 앞두고 사내외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보험금 미지급, 즉시연금 등을 둘러싸고 1등 생명보험사 삼성생명의 평판을 흔드는 크고 작은 이슈에 시달렸다. 금리의 변화와 인구절벽 등으로 생명보험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가운데에도 매해 본업에서 성장하며 경쟁력을 확인시킨 것과 별개로 연임 앞에서 애를 태웠던 이유다.

전영묵 사장은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CFO)과 삼성자산운용 대표(부사장)을 거쳐 삼성그룹의 핵심 금융 모기업인 삼성생명 CEO에 오른 인물이다. 단순히 연대 경영학과를 나와 와튼스쿨 MBA를 마친 경력 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삼성생명 CEO에 오른 이후 중장기 목표로 해외부문과 자산운용부문 강화를 통해 국내보험 비중을 현재 85% 수준에서 2030년 70%까지 낮춘다는 플랜을 세운 전 사장이다. 1단계로 2025년까지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비중을 전체 투자의 1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주어진 본인의 임기가 3년으로 2025년까지니, 본인의 임기 중 이 숙제를 완성하겠다는 약속이다.

본인 스스로가 증권과 자산운용을 거친 투자전문가이지만 자산운용부문 사장으로 올해 주총에서 새로운 인물이 선임됐다. 또 다른 사장에 오른 박종문 사장은 전 사장의 연대 경영 1년 후배지만 마음편한 파트너만은 아니다. 모든 회사의 투톱 체제가 대체로 그렇듯 견제와 균형이라는 긴장관계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다만 삼성생명이 중장기 비전으로 내세운 것이 해외 대체투자 사업다각화를 포함한 자산운용 역량 강화라는 측면에서 삼성생명 지원팀장, 해외사업 임원, 경영지원실 임원, 상품개발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CPC전략 임원을 거친 박사장의 이력은 앞뒤가 잘 맞는다. 여기에 2018년 말부터는 금융계열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경쟁력제고 T/F장을 맡다가 올 3월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맡게 됐다.

면면이 이력을 보면 CEO가 되기 위한 자질을 두루 갖췄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여기에 그룹 관계사와 소통하며 삼성그룹의 빅데이터 시너지 구심점인 ‘모니모’를 출범시킨 이력도 추가된다.

두 분기만에 성과를 평가하긴 이르고, 어쩔 수 없는 외생변수가 있었음에도 자산운용부문에 대한 지적과 함께 모니모의 뚜렷한 성과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부분은 박종문 사장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특히 올해 부동산, 인프라 등을 위시한 해외 대체투자 강화 기조 속에서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시 후순위로 들어가며 과열 경쟁을 통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투자에 나선다는 비판은 삼성생명의 2030 비전 달성에도 고려사항이다.

삼성생명은 2023년 회사의 모든 활동과 문화를 무한게임 구조로 전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20년 수립한 '보험을 넘어 고객의 미래를 지키는 인생금융파트너'라는 중장기 비전 달성을 위해 2023년에는 무한게임을 통해 제대로 된 성과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한계를 넓혀 꿈을 현실로'라는 슬로건 하에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 등 상품 포트폴리오의 균형있는 구성, 현장 영업 강화, 신규 고객 확보, 이를 통한 성장성 제고 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추진 중이다.

△일하는 방식을 무한게임 구조로 강화 △고객·시장 관점에서의 경쟁력 강화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삼는 한편, 금융관계사와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자산운용부문 시너지 제고, 모니모 서비스 기술과 데이터 기반을 통한 차별화, 헬스케어 산업 등을 통한 성장기반 구축 등에 전사적 자원을 배분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청소년 생명 존중사업과 지역청년 활동가 지원사업을 확대해 선한 영향력을 사회와 나누는데 앞장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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