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조원C&l, 전국 2,007명 조사...래미안, 부동 1위
ㅣ힐스테이트·더샵, GS 자이 급락 반사이익 '톡톡'
''순살 아파트', 아파트 부실공사가 국내 유수의 아파트 브랜드 평판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브랜드 가치 수위를 다투던 GS건설의 자이의 선호도가 급락, 중하위군으로 추락 중이다. 반면 올해 초까지 3~4위에 머물던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와 포스코 이앤씨의 더샵이 자이의 선호도를 크게 앞섰다. 아파트 브랜드 순위 변화는 광주 붕괴 참사 이후 아이파크의 브랜드 가치 실추에서 보듯 생존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인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 일대 변수로 작용,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자 주]
삼성물산 '래미안' 부동의 1위
힐스테이스·더샵 2~3위 '↑'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살고 싶은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에서 부동의 1위에 올랐다. 래미안과 간발의 차이로 수위를 다투던 GS건설의 자이는 LH의 인천 검단지구 아파트 부실공사 후폭풍에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반 토막 이상 하락, 4위로 추락한 데 반해 현대건설과 더샵이 자이 추락의 반사이익으로 2위와 3위에 올라 희비가 엇갈렸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여론조사기관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최근 대한민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2007명을 대상으로 '살고 싶은 아파트 브랜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이 19.5%로 1위,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와 포스코이엔씨의 더샵이 12.2%, 10.3%로 2~3위를 차지했다.
GS건설의 자이와 롯데건설의 롯데캐슬이 7.2%, 6.8%로 4~5위, HDC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 대우건설의 아이파크, e편한세상, 푸르지오는 6.3%, 6.1%, 5.9%의 간발의 차이로 6~8위에 올랐다. 한화건설의 포레나 등 기타 브랜드와 '잘 모름' 응답도 25.9%로 나타났다.
GS건설, 자이 검단 붕괴 '후폭풍'
래미안과 수위 다툼서 4위로 추락
GS건설의 자이는 지난 2월 조사에서 16.0%로 래미안(17.2%)을 간발의 차이로 추격, 아파트 브랜드 수위를 넘보았으나 이번에 8.8%p 급락했다. GS건설은 지난 4월 말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발생과 관련 "책임을 통감,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으나, 부실공사의 후유증이 자이 브랜드 평가에 일대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실제 붕괴사고 발생지역인 인천의 자이 선호도는 3% 초반으로 전국 모든 지역에서 최하위다. 자이는 사고 발생 전인 본보 2월 조사에서 19.4%로 래미안을 제치고 지역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자이 브랜드 선호도 급락의 반사이익은 래미안과 힐스테이트, 더샵 등 이번 상위 3개 아파트 브랜드가 챙겼다. 이들은 직전 2월 조사보다 선호도가 2%p 내외 상승했다.
GS건설의 부실공사 파장은 아파트 브랜드 평판에 큰 영향을 미쳐 지난 2월까지 두 차례 조사에서의 래미안·자이 '2강' 힐스테이트·더샵 '2중', 롯데캐슬·e편한세상·푸르지오·아이파크의 '4약'이 래미안 '1강', 힐스테이트·더샵 '2중', 자이를 포함한 '5약'의 판도로 바뀌었다.
브랜드 선호도 '1강' '2중' '5약'
래미안, 경기도서 25% '최고'
특히 자이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과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 그리고 충청과 호남에서 브랜드 선호도가 직전 조사들에 비해 절반 이상인 9%p 내외 하락했다. 생명과 안전에 민감한 20~30대에서 9~15%p 급락했을 뿐만 아니라 분양시장의 큰손인 40대에서 평판이 지난해보다 11%p 추락했다. 자이는 재개발·재건축의 주요 공략 대상인 50~60대 이상 장년층에서 6%p 안팎 떨어지는 데 그쳐, 하락폭이 다른 나이대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올해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는 소위 '순살 파동'으로 인해 지역별 연령대마다 차이가 뚜렷했다.
래미안은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권역과 20~30대에서 ‘맞수’ 자이의 선호자들이 넘어오는 데 힘입어, 인천과 대구를 뺀 모든 권역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1~2기 신도시의 노후 아파트가 많은 경기도에서는 선호도 25.1%로 모든 권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고부가에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이 치열한 서울에서 21.1%로 지난 2월보다 5.2%p 떨어졌다.
래미안, 40대서 선호도 '↓'
힐스·더샵, '추락' 자이 반사이익
래미안은 30대에서 29.2%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가운데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지난해보다 선호도가 상승, 정상의 자리를 확인했다. 하지만 40대의 선호도는 19.2%로 2월에 비해 1.6% 하락했다. 이 연령대에서 정상을 다투던 자이 브랜드 이탈자들이 힐스테이트와 더샵으로 대거 이동한 결과다.
힐스테이트는 현대의 공급물량이 많은 대구에서 래미안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서울과 충청권, 호남권에서 래미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부·울·경에서는 래미안과 더샵에 이어 오차범위 내에서 3위를 차지했다.
힐스테이트는 모든 연령대에서 래미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4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래미안과 오차범위 내에서 2위, 선호도가 급락한 자이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더샵, 인천서 선호도 1위
롯데캐슬, 부산서 최하위
더샵은 인천에서 19.1%로 래미안(17.2%)을 1.9%p 오차범위 안에서 제치며 수위에 올랐다. 이 또한 자이 평판의 추락에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본 덕분이다. 더샵은 그룹 연고지인 부·울·경에서도 래미안과 오차범위 내에서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경기도와 대구·경북, 충청권, 호남권에서도 상당수 1~2위와 오차범위 내에서 3위를 차지했다.
롯데캐슬은 서울과 인천에서 처음으로 3위권에 올랐다. 40~50대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데 힘입었다. 롯데캐슬은 롯데그룹 국내 성장의 발판인 부산에서 2.2%로 8대 아파트 브랜드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직전 2월 조사 시 12.3%로 3위에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캐슬은 경북에서도 최하위였다.
아이파크는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6위로 앞서 두 차례 조사 시에 최하위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6월과 2022년 1월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과 화정동 아이파크 2단지 붕괴 등 2건의 참사의 후유증으로 그동안 8개 브랜드 가운데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아이파크, 붕괴참사 후유증 벗어
e편한세상, TK서 상위권 '넘봐'
아이파크는 서울과 부·울·경에서 7% 내외로 직전보다 2%p 안팎 상승, 5위에 올랐다. 올해 중장년층인 40~50대에서 7.5% 내외 선호한 데 따른다. 그러나 참사를 잊지 못하는 광주광역시에서는 1.2%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e편한세상은 대구·경북에서 10.3%로 3위 더샵(10.8%)에 간발의 차이로 4위를 차지했다. 울산에서는 12.3%로 힐스테이트와 더샵에 박빙의 차로 3위에 올랐다. e편한세상은 30대에서 선호도 3위에 오르고, 장년층인 60대 이상에서는 6.8%로 3~4위 자이와 더샵을 소수점 이하 한 자릿수에서 추격 중이다.
푸르지오는 인천과 경기도에서 7.2% 내외로 5위에 오른 데 이어 경남과 경북에서도 10%의 선호도로 2~3위인 e편한세상과 더샵, 롯데캐슬을 간발의 차이로 추격, 3~4위를 차지했다. 50대에서도 8.1%로 4위에 랭크됐다.
한문도 전 연세대 금융부동산 전공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GS건설의 브랜드 평판 급락에서 보듯,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되는 부실공사와 중대 재해가 건설사 생존의 원천인 브랜드 가치의 평판에 악재 중 악재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잇따른 아파트 건설현장 대형 참사 이후 존폐의 갈림길에서 전사적으로 기울인 지난한 브랜드 가치의 회복 노력이 GS건설의 자이에게도 많은 교훈이 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