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웅 전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서진웅 전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민생이 화두다. 그리고 심각한 위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의 공포에 중동 화약고까지 터져, 경기는 먹구름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자신했던 ‘상저하고’의 경기회복 전망 기대치는 이미 물 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

사실, 심각한 경제위기의 공포는 국민들이 먼저 체감하고 있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의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9월에 비해 3.7% 상승으로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고, 2023년 2분기 실질가계소득은 고물가로 인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시민들의 체감물가 상승, 체감소득 감소는 더욱 크게 다가와 심장을 쿵 떨어뜨린다. 가계부채 또한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한가하게 말하고 있지만, 이미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를 넘어 초고속으로 상승하고 있다. 민간부채 데이터가 집계되는 26개국 중 가장 높은 현실이다.

9월을 거쳐 10월이 지나는 시점에서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2개의 나침반이 있다. 바로 ‘추석 밥상머리 나침반’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나침반’이다.

이 2개의 나침반은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인 창문이고, 이렇게 확인된 민심은 향후 정국 구도는 물론, 내년 국회의원총선거까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석 이후 6개월이 지나 총선이지만, ‘추석 민심=총선 결과’라는 공식은 18대, 19대, 20대 총선에서 확인된 바 있어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 첫 번째 나침반의 바늘은 민주당쪽으로 향했다. 정당지지율에서 민주당이 10%P 이상 국민의힘과의 격차를 보였다.(한국갤럽 9월셋째주/리얼미터 10월첫째주 여론조사 결과) 정권 심판론이 안정적 국정운영론 보다 14%p로 높기도 했다.(미디어리서치 10월첫째주 여론조사 결과) 이러한 결과는 추석 직전 ‘이재명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변수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팍팍한 살림살이’에 있었다고 본다.

작년보다 더 심각해진 추석경기에 한숨 쉬던 시민들은 ‘추석물가가 떨어졌다’는 정부의 발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부천 원미구에서도 심각한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생활고 걱정이 이만전만이 아니다.

“얘들아, 절대 과일 사오지 마라~”고 당부하는 고향 부모님들의 말씀에 추식 민심의 모든 게 담겨 있다.

두 번째 나침반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승리한 민주당과 투표한 강서구민들조차 깜짝 놀랄만한 결과였다. 17.15%p라는 격차는 국민의힘이 뭐라고 변명을 해도 감당할 수 없는 참패의 수치다.

민주당의 진교훈, 국민의힘의 김태우라는 두 인물간의 격차도 선택의 기준이었겠지만, 양당의 전면전이 된 보궐선거는 분명 ‘윤석열심판 vs 힘있는여당’의 구도였다. 강서구청장 선거를 이런 구도로 만든 장본인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자격 없는 사람을 특별사면.복권을 시키고, 무공천을 사실상의 전략공천으로 만든 것도 윤석열 대통령이다. 초유의 야당탄압과 몰상식한 인사로 선거 직전 정치현안과 구도를 만든 것도 윤석열 대통령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의한,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에 전국민을 대변한 강서구민들은 ‘분노의 심판’이라는 정답지를 냈다. 국민의 안전에도,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 대통령에 대해 경고를 보낸 것이다.

2개의 민심 나침반의 바늘은 확고하게 ‘민생’을 가르키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나침반이 일러주는 방향을 제대로 읽을 지, 제대로 읽는다 하더라도 그렇게 방향을 잡을 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국민의힘의 정치행보를 보면, 그 가능성은 극히 적다.

분명한 것은, 민심은 확고하다는 것이다.

민심에 역행하는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여론은 더욱 커지면 커지지 줄어들지 않는다. 국민이 느끼는 고통만큼 국민의 분노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서진웅 전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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