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 참여.. 5000억원대 출자
CES2024서 3사 최신 전장기술 집약 콘셉트카 실물 공개

LG 트윈타워 전경. 연합뉴스
LG 트윈타워 전경. 연합뉴스

전자업계가 경기침체 심화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 전자계열 3사가 수장을 교체하고 상호 자금 지원을 통해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마무리된 연말 인사에서 주요 전자 계열사 최고 경영자를 교체했다. 지난해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는 정철동 사장을 투입했고, LG이노텍 새 대표에는 문혁후 부사장을 선임했다.

전자계열사의 맏형격인 LG전자는 올해 전장사업 중심의 체질개선과 프리미엄 가전 판매로 실적을 견인하면서 조주완 사장이 그대로 대표를 이어가게 됐다. 다만 LG전자 역시 올해 4분기에는 적자전환이 우려되고 있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내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LG 전자계열 3사는 힘을 합쳐 내년 경기 불황을 이겨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적자 상황이 심각한 LG디스플레이가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가운데 LG전자가 자금 5000억원 규모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놔 관심이 쏠렸다.

LG디스플레이는 이에 힘입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선택과 집중으로 LG이노텍을 성공적으로 경영한 정철동 사장의 지휘 아래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투자 자금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반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3사는 내년 1월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모빌리티 분야 첨단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전장사업에서의 합동 전략을 공개할 계획이다.

특히 이들은 자동차 전장 기술을 총 망라한 콘셉트카 '알파블'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할 것으로 예고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올해 초 자율주행 콘셉트카 '옴니팟'을 선보인바 있는데, 옴니팟은 업무를 위한 오피스 공간은 물론 영화감상, 운동, 캠핑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전시될 콘셉카 '알파블'에는 LG전자를 비롯해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의 최신 기술까지 집약한 혁신 기술이 대거 공개될 예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 'Alpha-able(알파블)'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 'Alpha-able(알파블)'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더불어 LG이노텍은 CES에서 모빌리티·AI(인공지능) 관련 혁신 제품과 기술을 공개한다. 이번에 두 번째로 오픈 부스를 꾸리는 LG이노텍은 지난 행사보다 2배 커진 100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핵심 부품을 공개한다.

특히 LG이노텍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추세에 발맞춰 차량 전장부품 하드웨어 개발·생산 뿐 아니라 차량 운행 중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장부품의 성능 제어·관리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포함한 솔루션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한층 강화하고 잠재고객 발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롤러블, 플렉서블, 투명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 등을 대거 공개하며 LG의 전장사업 청사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3사의 전장사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 그룹 전자계열 3사의 전장 수주 잔고는 2025년까지 연평균 30조원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3사 영업이익은 향후 3년간 연평균 12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3사는 전장뿐 아니라 내년 IT시장을 좌우할 주요 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XR(가상현실)헤드셋 시장에도 함께 뛰어든다.

LG전자는 지난 9월 메타와 손잡고 XR 헤드셋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LG전자는 최근 실행된 조직개편에서 미래사업 준비를 위한 본부 직속 XR사업담당도 신설했다. 신규 제품에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LG계열사의 부품이 대량 탑재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내년 전기차 수요 둔화와 가전사업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 LG 전자계열사들이 더욱 하나로 뭉쳐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모습"이라며 "바뀐 수장들과 유임된 조주완 사장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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