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AI로 상승 8월부터 하락…IT부활, 금리 피봇 기대감 ‘막판 반등’
공매도 금지, 대주주 요건 완화 등 정책 효과도…삼성전자 뒷심

2023년 주요 이슈별 코스피 흐름. 토끼해를 맞아 토끼 등처럼 상승과 하강을 보이다 막판 꼬리 부분에서 상승하며 희망을 갖게 했다. 한국 거래소 제공.
2023년 주요 이슈별 코스피 흐름. 토끼해를 맞아 토끼 등처럼 상승과 하강을 보이다 막판 꼬리 부분에서 상승하며 희망을 갖게 했다. 한국 거래소 제공.

한국 증시가 28일 한 해 거래를 마치고 폐장식을 가졌다. 토끼해였던 2023년 코스피는 상반기 2차전지와 인공지능(AI) 테마로 관련 주식이 시장을 견인하다 8월 이후 수출 퇴조와 IT부진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11월 공매도 금지, 12월 대주주 요건 완화 등 정책 효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에 이은 하향 전망에 반등의 신호탄을 쏘며 한 해를 마쳤다. HBM 수혜를 입은 하이닉스와 달리 상승 폭이 제한적이던 삼성전자도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연중 신고가로 한 해를 마감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2655.28pt(+1.60%), 866.57pt(+0.79%)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쳤다. 연간 기준으로 코스피는 2218pt에서 시작해 +18.7% 코스닥지수는 671pt에서 시작해 +27.6% 상승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는 지난해 말 1767조원에서 올해 말 2126조원으로 359조원(+20.3%) 증가했고, 코스닥은 지난해 말 315조원에서 올해 말 432조원으로 116조원(+36.9%) 늘었다.

특히 올해 시가총액이 약 5분의 1 수준인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거래대금에서 앞서는 기염을 토하며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의 1.5배 성장한 과정을 설명했다.

2022년 9.0조원 수준이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올해 9.6조원으로 약 7.0% 성장에 그친 반면,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해 6.9조원에서 올해 10.0조원으로 45.3%나 늘었다.

지수 흐름을 살펴보면 코스피는 올들어 상승세를 보이며 연고점인 2667pt(8월1일) 도달 후 글로벌 금리 급등세로 10월말 2300pt를 하회하다가, 공매도 금지 및 연준의 금리 인하 시사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2655pt로 마감했다.

2023년 코스피 등락률(+18.7%)은 G20국가와 아시아국가들을 더한 27개국 중 13위로 지난 해 25위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27개국 평균은 약 11% 수준이다.

특히 11월 이후 공매도 전면 금지와 美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는 G7+亞 국가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반등의 청신호를 알렸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수출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던 반도체 업황의 회복 기대감과 2차 전지 관련주 강세로 철강금속 및 전기전자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금융업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철강금속(+40%), 기계(+34%), 전기전자(+33%), 금융업(+13%) 등 13개 업종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 급락 등으로 전기가스(-27%)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불황에 따라 의류 구매가 줄며 섬유의복(-27%)이 약세 보이는 등 7개 업종이 하락했다.

투자주체 별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4년 만에 매수세로 돌아선 반면, 개인은 4년 만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지난 해 -6.8조원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은 2023년 +11.3조원 순매수해 코스피 내 보유 비중이 지난해 30.7%에서 올해 32.9%로 증가했다. 기관도 지난 해 -11.3조원 순매도에서 올해 +1.1조원으로 소폭 순매수 전향했다. 반면 개인은 지난해 16.6조원 순매수에서 올해 -13.8조원 순매도를 기록해 지난해 하락장에서 저가매수에 나서고 올해 상승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피 IPO시장은 기업수에서 전년보다 늘어난 결과를 보였으나 공모금액으로 보면 감소했다. 지난 해 유가증권시장에 9개사가 신규 상장한 반면 올해는 10개사가 상장했지만 공모금액은 13.5조원에서 1.3조원으로 소폭 줄었다.

한편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의 강자로 올해 두배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SK하이닉스가 LG에너지솔루션을 시가총액 3위로 밀어내리며 2위 자리에 오른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실적 저조와 함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다 11월 이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AI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HBM시장에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연말 약 50%의 수익률을 달성해 하이닉스와의 상승률 격차를 줄였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2023년엔 토끼해를 맞아 코스피 그래프가 토끼 등처럼 굽은 모습을 보이다 막판에 꼬리가 올라간 형세였다”며, “2024년 용의해에는 용이 승천하듯 큰 폭의 향상이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28일 증권 및 파생강품시장 폐장식 모습. 가운데가 손병두 이사장. 한국거래소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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