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각종 악재로 지난 4분기 유일 주가 하락…악재 반영 충분
하나금융, 약세 과도 및 주주환원 기대…우리금융, 악재에서 가장 멀어

은행별 주가수익률 비교. 유안타증권 리서치 제공.
은행별 주가수익률 비교. 유안타증권 리서치 제공.

지난 주 금융주가 5.3% 급락하며 코스피 하락률(2.9%)보다 타격이 큰 가운데 8일 코스피 하락(-0.40%) 속 강보합을 보이며 고개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악재를 충분히 반영한 종목(KB금융, 하나금융지주), 또는 아예 악재가 상대적으로 적어 선호되는 종목(우리금융지주)에 접근할 때가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지난 연말과 연초에 쏟아진 금융주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충분히 반영됐다며 투자 관점에서 긍정적 검토를 추천했다.

현대차증권 이홍재 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분석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IBK기업)의 지배주주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53.4% 감소한 2.4조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시장예상치)를 23.0%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급락의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말 제기된 상생금융 비용 중 1.07조원을 반영한 탓이다. 전체 2조원 남짓한 규모 중 그 절반인 1조원 남짓을 2023년 실적으로, 나머지를 올해 반영한다는 추정이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분기실적 감소는 단순히 상생금융 때문만은 아니다.

총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저원가성 수신 이탈, 대출 금리 둔화 등에 따른 은행 NIM(순이자마진) 3bp 하락으로 순이자이익 전분기 대비 1.9% 감소 ▲비시장성 자산 평가손실,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L/R(장기위험손해율) 상승 및 손실부담계약비용 등에 따른 비이자이익 부진 등이 이유다.

여기에 ▲대손비용과 판관비도 각각 40.3%, 27.0% 증가 ▲자산 건전성 둔화 압력이 지속되며 경상 대손비용률도 높은 수준 유지 ▲LGD(부도시손실율) 값 조정에 따른 추가 충당금 반영으로 그룹 대손비용률 62bp 추정 등 악재가 한꺼번에 몰렸다.

이게 끝이 아니다. 감독당국은 주말 사이 홍콩ELS(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를 많이 판매한 은행 5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과 증권사 7곳(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에 대해 8일부터 순차적인 현장검사에 돌입할 뜻을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이들 5개 은행의 판매 잔액이 약 16조원에 육박한다. 당국이 어느 선까지를 불완전 판매로 볼 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과도한 KPI(성과지표)책정, 내부한도를 초과한 판매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 그 파장이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등의 거래조건을 담합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보고서가 8일 나오면서 부당 이득을 취한 정황을 제기하고 있어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은행들이 물건별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에 필요한 세부 정보들을 공유, 고객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대출 조건이 설정되지 않도록 담합을 벌였다는 것이 공정위 시각이다. 은행들은 정보 공유 사실에 대해서는 일부 시인하면서도 이것이 담합행위와는 거리가 있다는 주장을 펴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난 달 28일 제출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은행들은 직접 대출액 1800억원 중 일정부분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들에 그간 연말 효과도 없이 주가가 횡보 또는 하락했던 것을 감안, 이제는 은행주에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비은행 자회사 실적 우려 등으로 올해 은행주 중 주가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던 종목”이라며, “그러나 4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반등)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주가 약세 폭이 컸던 만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강력한 주주환원 의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KB금융은 홍콩 H지수 ELS 우려가 불거지며 4분기 중 주가가 2.2% 하락해 은행주 중 주가가 유일하게 하락해 신한지주와의 PBR(주가순자산비율)도 비슷해진 상황”이라며, “4분기 최대 비용 인식에도 2023년 중 약 4.5~4.6조원의 순익 시현 가능해 차별화된 주주환원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 이홍재 연구원도 “각종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최근까지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점진적으로 은행업종에 대한 관심 확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규제 리스크도 정점을 지나가는 것으로 보이고, 비록 기저 영향이 크지만 실적 또한 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 자사주 매입 가능성도 기대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최선호주로 KB금융을 제시하며 “ELS 이슈 등으로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한 데다 올해도 높은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정책 확대 기대감이 가장 높다”며, “단기적으로는 태영건설 관련 직접대출 및 PF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은행 내에서는 다소 적은 편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아예 주요 리스크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빗겨나 있었던 ‘우리금융’에 대한 관심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있다.

8일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12월에는 자본비율에 우위가 있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며, “다만 1분기에는 우리금융지주가 ▲PF익스포저가 업권 내에서 가장 적고 ▲홍콩ELS 배상 우려에서 가장 자유로우며 ▲4분기 예상 배당수익률도 더 높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새해 연초부터 은행장과 지주 회장들이 고객중심과 리스크관리를 올해의 제1원칙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손익 영향을 떠나 마치 은행이 부도덕한 집단처럼 폄훼되지 않을까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유가증권시장에선 KB금융(+1.75%), 신한지주(+0.27%), 우리금융지주(+0.32%) 등이 상승했고, 하나금융지주(-0.60%)가 약보합세를 보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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