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하락 브레이크 성공…”반등은 아직”
LG전자, 비용 늘고 실적 미미…’전장’ 부문에 희망

미 라스베가스 CES 현장의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미 라스베가스 CES 현장의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15년 만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밑돌며 2023년을 마감했다. 반도체 적자폭 축소가 다행인 상황이지만 변합없는 메모리 원가구조와 비메모리 실적 둔화가 이어져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LG전자도 전일 실적은 미미한 반면 비용만 늘어 실망스런 4분기 숫자를 발표해 두 회사 주가 모두 유가증권시장에서 횡보하고 있다.

9일 오전 삼성전자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지난 해 연간 기준 6조5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92% 감소한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도 258조1600억원으로 2022년 대비 14.58% 줄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업황 회복이 하반기 들어 이어졌지만 4분기 실적은 시장 눈높이를 충족시키는데 실패했다.

4분기 매출은 67조원, 영업이익은 2.8조원으로 2022년 동기 대비 35.03% 줄었다.

이달 말 구체적인 사업부별 실적이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시장에선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 적자 축소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실적발표 후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2.2조원)의 경우, 경쟁사를 의식해 메모리 출하량을 급증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2.2조원의 부진한 성과 기록했다”며, “DRAM의 출하량과 판가는 전분기 대비 각각 +35%, +13%의 변화율을 기록해, 재고 축소와 물량 증대에 집중하며 판가 상승이 산업 평균을 소폭 하회한 점이 아쉬운 실적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NAND의 경우 출하량과 판가는 +36%, +9%를 기록하며 역시나 판가보다 물량에 집중했고, LSI는 제한적인 전방 수요 개선 상황 속 1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파운드리는 4nm 가동률 상승 불구, 제한적인 수율 개선과 주요 고객 향 통신 칩 출하 지연 등이 발생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올 1분기 계절성 및 반도체 부문의 적자 축소에 기반해 전사 영업이익의 일부 개선이 예상된다”면서도 “여전히 메모리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파운드리 수율 안정화 및 주요 고객 향 매출 지연 이슈 해결, 갤럭시S24 라인업 판매 확대 등 전사 이익회복을 위한 선결 과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우려감을 거두지 않았다. 구조적인 실적 회복은 2분기에 이뤄질 거라는 예상도 더했다.

LG전자 VS본부 수주잔고 및 매출 전망. 하이투자증권 제공.
LG전자 VS본부 수주잔고 및 매출 전망. 하이투자증권 제공.

한편 하루 앞선 8일 실적을 발표한 LG전자에 대해서도 시장 반응은 차갑다.

하이투자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9일 ‘바닥인거 같은데 회복이 더디네’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LG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3만5000원으로 10% 낮췄다.

고 연구원은 “가전제품 수요는 모기지 금리와 주택 매매 영향을 받는데, 최근 금리가 고점 대비 하락함에 따라 최악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외형의 하방은 마련된 것으로 보이나 수요 개선이 더딘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판촉비 부담이 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전, PC, TV의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VS(전장사업)본부만 기존 계획에 부합하는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장부품 사업에 대해 희망적인 기대를 나타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같은 날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추며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에 따른 비용 증가, 주요 자회사 실적 둔화 등을 고려해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부문에서 예상 대비 마케팅 비용 등이 확대되었고 성과급 지급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1분기에는 우려와는 달리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1조5115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실적 개선과 전장 수주잔고 확대 등이 1분기에 가시화되며 주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가전 수요 회복이 확인되는 경우 주가 상승이 가팔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9일 오전 주식시장에선 두 종목에 대한 주가가 모두 약보합을 기록하며 실적에 대한 실망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뒤섞인 전문가들의 반응과 궤를 같이 했다.

양사 주가는 9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삼성전자는 -0.65% 내린 6만5000원을, LG전자는 -0.20% 하락한 9만8900원을 기록하며 모두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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